[르포]'드론'이 지키는 지리산 청학동 '기가'산다

[황창규 KT 회장 "도농간 문화교류…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마을 만들 것"]

KT는 6일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위치한 청학동에서 기가 인프라와 지역 맞춤형 IT 솔루션을 적용한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 구축을 선포했다. 황창규 KT 회장(왼쪽), 윤상기 하동군수( 중앙),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오른쪽)이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 기증된 드론의 시범운행을 지켜보는 모습.

#지리산 기슭인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 마을. 해발 800m에 위치한 이 곳 마을 도서관이 '기가서당'이란 새로운 간판을 달았다. 서당 안에 들어서자 마을 훈장이 서울 외국인 유학생들과 기가인터넷으로 대화를 나누며 서예 교육을 진행 중이다. 붓펜을 꺼내 '父(부)'를 쓰자 외국인 유학생들의 스마트폰과 그곳에 설치된 전자칠판에 그대로 나타난다. 모바일 전자칠판을 활용한 원격 교육시스템 덕분이다. 반대로 외국인 유학생들이 따라 쓴 한자는 이곳 전자스크린에 그대로 표시된다. 서당 훈장 강동균씨(56세)는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이 낯설었지만, 청학동만의 서예와 전통문화를 다른 지역에 전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국 전통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지리산 청학동이 첨단 IT(정보통신) 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마을'로 탈바꿈했다. KT는 6일 황창규 KT회장, 이준원 농림부 차관보, 윤상기 하동군수와 현지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 선포식을 개최했다.

청학동 기가 창조마을은 KT의 네번째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다. KT는 지난해 10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기가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11월 경기도 파주 대성동(기가 스쿨), 올해 3월 인천 옹진군 백령도(기가 아일랜드)에 기가 인터넷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변화시키는 '기가 스토리'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기가 서당'...손안에 뜬 '청학동 훈장님'

우선 청학동 마을 도서관이 IT 복합문화 공간인 '기가 서당'으로 새단장 했다. '기가 서당'을 통해 청학동 서당 훈장은 서울 등 멀리 떨어진 지역의 아동이나 외국인에게도 전통 문화와 한자 등을 원격으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KT 전담) 입주기업인 '애니랙티브'의 모바일 전자칠판 시스템 덕분이다. 훈장이 센서가 장착된 붓펜으로 종이에 글씨를 쓰면 그 동작을 고감도로 인식해 대형 화면과 학생들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우선 KT의 기가스토리 시범마을인 임자도 주민과 대성동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교육을 진행한 뒤 교류 지역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청학동 주민들도 이곳에서 타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 교양 강좌도 들을 수 있으며, 초고화질(UHD) 영화도 즐길 수 있다. KT 관계자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참신한 IT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청학동이 지켜온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문화가 다른 지역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청학동 기가서당 학생들과 훈장이 KT가 ‘청학동 기가창조마을’에 기증한 LTE 드론의 시험운영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KT.



◇청학동 관광 명소마다 '손안에 들어오는 정보'

청학동 마을 곳곳에는 블루투스 무선통신 '비콘(Beacon)' 기기가 설치됐다. KT가 개발한 '청학동' 앱을 깔고 삼성궁, 도인촌 등 마을 내 삼성주요 명소에 들어서면 해당 정보가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뜬다. 굳이 안내자가 필요 없을 정도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제공하는 숙소, 식당, 서당 등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청학동' 앱은 현재 우리 말과 중국어를 지원되지만, 향후 영어와 일본어 버전도 추가할 예정이다.

KT가 기증한 안전 감시용 드론도 또 하나의 청학동 명물이 될 전망이다. 산악지역 특성상 발생하기 쉬운 추락 및 조난 사고에 대비해 열 영상 카메라와 HD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이 드론은 사고 발생 시 조난자의 위치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LTE 통신모듈을 통해 관제센터에 신속하게 전달해 구조를 돕는다. 또 장마철 도로 유실로 주민들이 고립될 경우, 긴급 구호물품을 수송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KT는 마을 주민들이 간편하게 10여 가지 질병을 검사할 수 있는 모바일 건강검진 솔루션 '요닥(Yodoc)'과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노년층을 위해 자녀가 부모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해피온' 서비스도 제공된다.

황창규 KT 회장은 "기가 인프라와 IT솔루션을 토대로 청학동의 전통문화와 '한획'을 전국 어디에서도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유토피아를 실현시켜 도농간 문화교육 확대와 농촌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학동은 KT와 농림부가 협력해 조성한 첫 번째 창조마을 사례이기 하다. 향후에도 KT는 농림부와 함께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 농촌 지역사회 활성화, 스마트팜 기술의 글로벌 진출 기반 등 창조마을 사업에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경상북도하동군=성연광 기자 sain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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