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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원·달러 환율 3.5원 ↑ 정부 "즉각 대응 조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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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금융회의 열어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당국자들은 6일 새벽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보면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투표결과 시장의 기대와 다르게 구제금융협상안 거부 결정으로 나오자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 수립 등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유로존 간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데다 지난 5년간 유럽계 은행들이 그리스에 대한 익스포저(빌려준 돈 중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를 줄여왔기 때문에 지난 2011년 유럽재정위기 때보다는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구 소재 수출기업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리스 사태가 외환.금융시장에 단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장 동향을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은행 장병화 부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그리스 사태로 인한 비상대응 조치를 미리 점검하고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충격파로 이날 코스피 지수가 폭락(전 거래일 대비 50.48포인트, 2.40%)한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외환시장은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5원 오른 1126.5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 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기준)은 100엔당 919.76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5.38원 올랐다. 증시가 그리스 사태 직격탄을 맞은 것과는 달리 외환시장에선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는 게 외환당국의 판단이다. 심지어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은 지난주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불거졌을 때보다는 미미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연장 협상 요청을 거부하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짙어진 지난달 29일 원·달러 환율은 8.4원 급등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건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고 한국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각적인 불안심리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팔자로 돌아섰으나 상황을 관망한 뒤 재매수에 나설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그리스 사태로 인한 우려가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그리스와 독일 간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는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로선 과거 유럽 재정위기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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