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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그리스 위기> '내일의 치프라스를 꿈꾼다' 유럽 극좌·극우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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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아테네 EPA=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5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채권단 제안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 결정은 민주주의는 협박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은행 영업재개 등을 위해 즉시 채권단과의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가 나오자 누구보다 환호한 이들은 긴축이나 유럽 통합에 반대하는 극좌·극우 정치 지도자들이었다.

이탈리아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인 오성운동의 베페 그릴로 대표는 이탈리아 TV 라7과 인터뷰에서 "이것이 직접 민주주의"라면서 "우리는 이 정치적 수단을 공유한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反) 유럽연합(EU) 성향의 오성운동은 이탈리아가 유로존에 머물러야 하는지 국민투표를 시행하자면서 20만 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그릴로 대표는 "이탈리아인들은 유로존에 가입을 원하는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투표를 주장했다.

오성운동은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 EU와 반 이민을 주장하는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도 "유럽연합의 과두제에 승리를 거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젤 파라지 당수는 "EU의 프로젝트가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으며,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는 "오늘이 유로존 해체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파라지 당수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7년 시행하기로 한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그리스처럼 탈퇴에 표를 던지기를 기대했다.

오는 9∼10월과 11월 총선을 각각 앞둔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좌파 정당도 그리스 국민투표가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환호했다.

스페인의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 우리는 할 수 있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이날 투표 결과를 "시민이 압도적으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정치적 동지인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지난 그리스 총선 때 아테네를 방문해 치프라스와 어깨동무를 하며 좌파 정당의 연대를 강조했다.

지난 5월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는 포데모스가 소속된 좌파연합의 후보가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 바르셀로나의 시장으로 선출됐다.

이글레시아스도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처럼 총선 선거 공약으로 스페인의 채무 경감을 위한 국제채권단과 재협상을 내세우고 있다.

또 그리스처럼 구제금융을 받았던 포르투갈도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사회당 집권 가능성이 크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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