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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자영업자 대출도 급증세 ‘위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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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가계대출 동반부실 우려

가계대출에 이어 자영업자 대출도 올 들어 가파른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이 대부분 포화상태여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실화될 위험이 클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13조1000억원, 4분기 14조8000억원에 이어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일부가 사업자금에 쓰였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실제 자영업자들이 받은 대출 금액은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이어지는 데다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2012년 554만8000명까지 늘었다가

올 1분기 들어 546만3000명으로 줄었다. 은퇴 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50대가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그만큼 문 닫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은행들의 대출 행태도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수익성이 나빠진 은행들이 가계대출보다 수익성이 높으면서도 부실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적했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부동산,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집중돼 있고, 최근 내수 부진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까지 겹치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을 동시에 받는 이들이 많아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화되면 가계대출도 동반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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