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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종합]'국내 첫 동성혼 재판 시작'…김조광수 커플 "끝까지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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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김조광수씨 "대한민국 국민은 법 앞에 평등"

김승환씨 "사랑의 자격은 사랑으로 충분"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우리나라 최초로 동성간에 결혼식을 올린 영화감독 김조광수(50)씨와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1)씨의 동성혼 재판에 대한 심리가 6일 열렸다.

서울서부지법은 이기택 법원장(사법연수원 14기)의 심리로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30여분 동안 두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김조 감독은 법정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들에게 "오늘은 우리 부부한테도, 대한민국 성소수자들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날이 될 것 같다"며 "우리 부부 재판에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법 앞에 평등하다는 대한민국 헌법 정신이 법원에 의해서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승환 대표는 "사랑의 자격은 사랑으로 충분하며, 법 역시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은 가족관계등록비송사건으로서 절차상 비공개 심리로 진행됐다.

류민희 동성혼 소송 주심변호사 등 15명의 변호인단은 이날 법정에서 "서대문구청장의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은 민법 조항을 오해해 위법하고 부당한 것이므로 법원이 동성부부의 혼인신고를 수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민법 어디에도 동성 간 혼인 금지 조항이 없고,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제1항에 따라 혼인에 대한 민법 규정을 합헌적으로 해석하면 동성혼 역시 인정된다"는 게 변호인단의 판단이다.

김조광수·김승환씨 커플과 40여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이날 재판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전향적인 결정'을 촉구했다.

류민희 변호사는 "우리가 제출한 서면과 전문가 참고인 의견,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했다면 (재판부가)당연히 (혼인신고)수리를 허용하는 결정이 나올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앞으로 불복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법원에 다시 한 번 답변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조 감독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열심히 싸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전문가 참고인의 추가 의견서와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결정문 번역본 제출을 위해 제판부에 4주가량의 시간을 요청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 결과는 4주 이후에야 나올 것 같다"면서 "다만 이번 재판은 비송사건으로 일반 소송과 다르게 공개 선고 없이 양측에 결정문을 보내면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재판부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을 내릴 경우 변호인단은 항고할 수 있다. 이후 재판은 서부지법 합의부 항고심을 거쳐 대법원 재항고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두 사람은 2013년 9월7일 서울 청계천에서 양가 가족들과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같은해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가 12월13일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민법상 당사자 간의 혼인 합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불수리처분을 받았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해 5월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서부지법에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에 대한 불복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6일 "동성 커플들의 희망은 비난 속에서 외롭게 살거나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의 하나로부터 배제되는 게 아니라 법 앞에서의 평등한 존엄을 요구한 것이며 헌법은 그 권리를 그들에게 보장해야 한다"며 미국 전역에서 동성혼이 가능하도록 판결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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