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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의결권 자문회사’ 우군 얻은 엘리엇, 다음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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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삼성에 거래조건 제안 가능성도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아이에스에스(ISS)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내놓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기쁘게 생각한다”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우리 법원에 낸 주총 의결금지 등의 가처분 소송에서는 졌지만, 의결권 자문에서는 우군을 얻었다. 이에 따라 1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글로벌 로펌 ‘모리슨 포스터’가 지난해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인수합병에서 이익을 얻는 신기원을 발견하다’라는 제목으로 펴낸 보고서를 보면, 엘리엇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전략이 크게 세가지로 분석된다. 첫번째로 더 높은 가격에 합병이 되도록 합병 무산을 유도하거나 새 합병 조건을 제시하는 식의 도발이 있다. 두번째로 주총에서 합병에 반대한 주주는 회사에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미국에선 회사가 애초 제시한 매수가격에 이의가 있을 경우 법원에 가격 재산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런 절차에 통상적으로 6개월가량이 걸린다. 행동주의 펀드는 이때 지연 이자율이 5%로 높은 허점을 이용해 반대매수를 청구한 뒤 수익을 챙기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기업을 전략적 투자자와 손잡거나 혼자 힘으로 아예 인수해버리는 전략을 쓴 적도 있다.

삼성물산을 상대로 엘리엇은 첫번째 전략을 따르고 있다. 2013년 헤지펀드 아이칸이 델의 상장 폐지에 반대할 때 등도 비슷한 행동 양식을 보였다. 이런 전략을 쓸 때 하부 전술은 대략 다섯가지로 요약된다고 모리슨 포스터의 보고서는 분석한다. 먼저 합병이 주주의 이익에 손해를 끼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누리집을 열어 공개적인 반대와 비판에 나선다. 이후 주요 기관투자자나 의결권 자문기구인 아이에스에스 등에 대한 설득과 로비를 진행하고, 가처분 등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 또 합병 기업 경영진에게 새로운 거래 조건을 제시하거나 경영진에 대한 공개적 공격에 나서기도 한다. 엘리엇은 지금껏 앞서 언급된 세가지 전술을 사용했다.

결국 엘리엇은 삼성물산에 합병 관련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 압박하거나,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것을 다음 카드로 남겨놓고 있는 셈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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