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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희호 여사 내달 초 방북…남북관계 훈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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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면담·朴대통령 대북 메시지 전달 여부 주목

연합뉴스

'이희호 여사 8월 5일 방북합니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이 6일 개성에서 이희호 여사 방북 사전 협의를 마치고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해 합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협의로 이희호 여사는 오는 8월 5일 항공으로 방북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됨에 따라 경색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남측 김대중평화센터와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6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이희호 여사가 다음 달 5~8일 3박4일 동안 방북하는 일정에 합의했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평양 백화원초대소에 투숙하면서 아동병원, 평양산원, 어린이집(보육원), 묘향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작년 말부터 방북 추진…3차 실무접촉 끝에 방북 합의

이 여사의 방북은 작년 말 김 위원장이 이 여사 앞으로 보낸 친서에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 때 조화를 보내준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다음해(내년에) 좋은 계절에 녀사께서 꼭 평양을 방문하여 휴식도 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되시기를 기대한다"고 초청의 뜻을 전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앞서 김대중평화센터와 아태평화위는 작년 11월 21일 개성에서 첫 실무접촉을 갖고 육로 방문과 어린이 시설 방문 등에 합의했으나 12월 1일 양측은 이 여사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 방북 시기를 연기한 바 있다.

이후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 4월 중순 이 여사의 5월 말 방북을 위해 개성에서 사전접촉을 하자고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측은 "지금은 복잡한 상황에 있으니 추후 연락하자"며 유보적인 답변을 보냈다.

김대중평화센터는 지난달 18일 아태평화위와 개성에서 만나 이 여사의 평양 방문을 협의하자고 연락을 했고, 북측이 6월 30일 만나자고 호응해 2차 실무접촉이 이뤄졌다.

2차 실무접촉 때 김대중평화센터는 가급적 7월 안에 방북하기를 원하는 이 여사의 뜻을 전달했고, 북측의 상부 보고 절차를 거쳐 이날 3차 실무접촉에서 이 여사의 방북일정이 확정됐다.

◇ 이희호-김정은, 3년7개월 만에 만남 성사될까

이 여사의 방북은 2011년 12월 26~2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당시 이 여사는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 여사·현 회장과 김 제1위원장의 대면은 상주에게 조문하는 형식으로 아주 짧은 시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북 때는 이 여사와 김 제1위원장과의 별도 면담이 성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김 제1위원장이 이 여사를 친서로 초청했기 때문에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의 김 제1위원장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초청하는 쪽(북측)에서 알아서 할 문제고 우리가 어떻게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 정부 대북 메시지 전달 '고심'…통일부 당국자 동행여부 주목

이 여사의 방북을 계기로 정부의 메시지가 북측에 전달될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측에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이희호 여사 방북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여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가지고 김 제1위원장과 면담하고, 통일부 당국자가 함께 방북해 북측과 물밑 접촉을 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여사는 고령인 데다 과거 정부 때 인물이고 대통령 특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여사의 김 제1위원장 면담이 불발되고 박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달되지 않으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남북관계는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된 이후 광복 70주년 8·15 공동행사 개최도 불투명할 정도로 경색된 상태다.

게다가 북측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와 우리 정부의 대북 금융제재 등을 이유로 대남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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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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