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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류승룡 "성실하게, 치열하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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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연타 후 새 영화 '손님' 개봉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 류승룡(45)은 영화계에서 늦게 만개한 배우다.

공연에서 영화로 건너와 주로 조연을 맡던 그는 2010년대 들어 '최종병기 활'(2011),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7번방의 선물'(2012), '명량'(2014) 등으로 흥행 연타를 날리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새 영화 '손님'의 개봉을 앞두고 6일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조심스러웠다. '오해'라는 말도 여러 차례 썼다.

늦게 찾아온 전성기가 화려한 만큼 뒷말도 무성했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작년 TV토크쇼 '라디오스타'에서 예전 공연 무대를 함께했던 동료의 발언 이후 불거진 "뜨고 나니 변했다"는 '논란'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류승룡은 말이란 잘못 전달돼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기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저희 집에 매화나무가 있어요. 겨울에 눈이 쌓이고 봄이 되면 꽃이 피어요. 계절이 바뀌어도 매화나무는 매화나무죠. 꽃 피었던 나무가 이제 눈에 묻혀 있다고 매화나무가 아닌 건 아닌데 '변했다'고 하는 것 같아요."

출연작 여러 편이 1천만명을 넘겼기에 '천만 배우'라는 데 신경이 쓰이는지 물음에도, 다작(多作)이라거나 광고를 많이 찍었다는 지적에도 그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작품이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나 혼자가 아니라 감독과 많은 스태프, 배우들이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거죠. '이걸 하면 잘 되겠지' 생각으로 한 게 아니에요. 그건 배우생활과도 같아요. 연기가 재미있어서 하다 보니 배우가 된 거지, 배우가 되면 유명해지겠구나 생각해서 한 건 아니잖아요. 주어진 것들을 성실하게, 치열하게 하고 있는 거죠. 광고도 그래요. 이 나이에 언감생심 생각도 못했죠. 열심히 하다 보니 보너스를 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거지, 뒤에 나올 것들을 미리 생각해서 한 건 아니에요."

그는 한국형 뮤지컬 퍼포먼스의 대명사가 된 '난타'에 초기부터 참여해 5년간 함께했다. "지금 아니면 떠나기 어렵다"는 생각에 주변의 만류에도 그 무대를 떠났고 다른 연극에 참여하면서도 생계가 막막해 공사판을 전전하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충무로로 주 무대를 옮긴 지금도 그는 연극을 할 때 출연작을 고르는 세 가지 기준인 '연출, 작품, 생활'을 영화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훌륭한 감독님들이 불러주시면 같이 하고 싶었고, 좋은 작품 만나면 하려 했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생활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하는 일들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조건들이 2, 3개씩 충족될 때가 많아 굉장히 행복하죠."

작년 '명량'에서는 조연이었고 이번 '손님'과 같이 '원톱' 역할을 할 때도 있지만, 그는 그런 구분 없이 좋은 배역을 맡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명량'의 구루지마 같은 역할은 '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최민식 선배님 같은 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설레면서 긴장도 됐어요. 앞으로도 열려 있을 거예요. 좋은 배역이면 됩니다."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전설 '피리 부는 사나이'를 한국적으로 각색한 영화다.

류승룡은 대본을 쓰고 영화를 만든 김광태 감독의 기획의도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자신의 해석과 맞아떨어져 출연을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감독님이 '약속에 관한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읽었고요. 그리고 감독님이 출연 제의하면서 후회하지 않을 작품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했고요. 강원도 평창에서 '치유' 하는 기분으로 촬영했어요. 강원도 풍광을 보는 맛도 있을 겁니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은 아들을 데리고 낯선 산골 마을에 들어서는 떠돌이 악사 우룡이다. 우룡은 마을에서 쥐떼를 쫓아내면 후하게 보상해주겠다는 약속을 촌장으로부터 받지만, 마을 사람들은 쥐가 사라지고 나서 돌변한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분할 수 있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괴물로 변하게 되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누구에게나 그런 잠재력은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그에 반해 초반부의 우룡은 낙천적인 사람으로 그리려 했고요. 인간의 희노애락을 짧은 시간 안에 극대화해 보여줄 수 있는 인물입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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