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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들아 내 아들아"…울산화학공단 폭발사고 유족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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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아들이 태어나 기쁜 나머지 산모의 몸으로 출생 신고를 했는데, 이젠 사망신고까지 해야 하는 처지라니…"

6일 오후 지난 3일 울산시 남구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 폐수 저장조 폭발사고로 희생된 협력업체 근로자 천(28)씨의 어머니 전모(56)씨는 퀭한 모습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씨는 아들의 사고사 이후 밥을 먹지 못하고 잠도 못 잔 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다.

전씨는 "아들이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왔는데 어찌 밥을 먹고 잠을 잘 수 있겠느냐"며 사무친 눈물을 쏟아냈다.

겨우 물 한 모금 마신 전씨는 자신의 손가락에 끼운 반지를 보이며 아들의 커플링이라고 설명했다.

"반지의 주인공은 이제 더는 내게 엄마라는 소리를 하지 못한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평생 이 반지를 보며 눈물 흘릴 것"이라며 되뇌었다.

전씨는 휴대폰에 저장된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사진 속 준수한 청년의 모습을 함께 보던 친지들은 "숨진 천군은 잘생긴 데다가 성품이 훌륭해 요즈음 보기 드문 청년"이라고 말한 뒤 대성통곡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 6명 가운데 2명이 안치된 A병원 장례식장은 아직 빈소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희생자 6명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규모의 장례식장이 없어 합동빈소 마련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빈소를 차리지 못한 유족들은 고인들이 억울하게 희생됐는데도 아직 빈소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슬프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희생자 천(28)씨의 친척인 안모씨를 위원장으로 한 대책위가 지난 4일 구성됐다. 그동안 대책위는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 ▲진상규명 과정에 대한 사측의 적극 협조 ▲합동빈소 마련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매일 대책회의를 연 뒤 사측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보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말을 아껴야 할 때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사측 대표는 조만간 사후관리와 관련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go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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