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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파르타’를 택한 그리스…"압박에 굴복 안한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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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5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제채권단의 긴축안 반대 지지자들이 국민투표 결과에 승리의 함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이날 진행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채권단의 구제금융 개혁안을 반대가 61%로 찬성 39%를 크게 앞섰다. © 로이터=뉴스1 손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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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로이터=뉴스1) 이준규 기자 = 5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통해 국제 채권단의 개혁안 수용 반대를 결정함으로써 그리스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졌지만 거리로 나온 국민들은 환한 미소로 투표결과를 반기는 모습이었다.

수도 아테네 중심부에 위치한 신타그마(헌법) 광장에는 개표 결과가 확정되기 전부터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오히(반대)" 플래카드를 흔들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들은 광장 분수대 인근에 그리스 전통음악을 틀어놓고 이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면서 "네(찬성) 진영은 절대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외쳤다.

교사인 스타디스 에프티미아디스(47)는 "다른 반대표 지지자들처럼 나 또한 반대표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우리가 현재 직면한 국내·외로의 압박에 겁을 먹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는 이번 투표의 결과로 인해 다음 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민주주의, 유럽연합(EU) 내 구성원들의 동등한 권리에 기초한 협상에 다시 나설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덜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는 구제금융 협상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채권단의 기대를 저버리고 국민투표를 강행한 치프라스 총리가 다시 채권단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독일과 프랑스의 제안에 따라 7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급 정상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 채권단 관계자들은 사실상 '적대행위'와 다름없는 국민투표를 강행해 반대표를 이끌어낸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마주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그리스 국민들의 고통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

자본 통제로 인해 영업이 중단된 은행의 문은 오는 7일까지 계속 닫혀있을 예정이다. 현금인출기를 통한 출금은 여전히 1인당 60유로(약 7만4540원)로 제한돼 있다. 연금 수급자들은 계속해서 연금을 받을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이 같은 현금 고갈 우려에도 이번 국민 투표로 인해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금 수급자인 페트라스는 "아직 카드를 통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은행이 카드까지 사용을 중단시키지는 않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은행원인 미칼리스 차차키스(35)는 "고객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예금에 손을 대지 못하는 등 은행부문에서 몇몇 문제들이 있었지만 결국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치프라스 총리가 변함없이 현재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채권단에 요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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