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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동분서주] "할아버지·할머니 갈 데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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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이슈오늘 (08:00∼10:00)
■ 진행 : 최수호·이광연 앵커
■ 최두희, 사회부 기자

[앵커]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여가와 배움에 목마른 어르신들은 많은데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앞서 리포트로도 전해 드렸듯이 심야에 서울의 한 복지관 앞에는 인기 있는 강좌를 신청하기 위해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사회부 최두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동작구립복지관 앞에 자정이 넘은 시각에 한밤중에 어르신 200여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는데요. 어떻게 된 영문입니까? 자세히 좀 짚어주시죠.

[기자]
서울 사당동에 있는 동작구립사당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지난 1일부터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수강생을 모집을 했습니다. 많은 어르신들께서 줄지어 서 계시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죠. 마치 한낮처럼 북적거리는 그런 모습입니다. 하반기 교육프로그램 수강신청은 1일부터 3일까지 진행이 됐는데 아무래도 일반 강좌 기준으로 했을 때 6개월 동안 2과목에 3만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강을 할 수가 있습니다. 또 요가 같은 인기 강의는 일찍 마감이 되다 보니까 인기강의를 수강하려는 어르신들께서 그 전날 밤부터 일찍 와서 기다리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수강신청, 학원이라든가 뭘 배울 때는 주로 온라인으로 하게 되는데 아마 어른들이라서 그런 부분을 배려한 것 같은데 그래도 밤 늦게 줄서 계시는 모습이 썩 그렇게... 예를 들면 자식들이 본다고 하면 걱정도 되고 그럴 것 같아요.

[기자]
어르신들께서 전날 밤부터 서 계시다 보니까 아무래도 복지관측에서 이런 것들, 안전문제가 우려가 되어서 그날 전날 밤이죠. 그러니까 자정부터 줄 서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수강신청을 하기 위한 번호표를 일찍 배부를 한 겁니다. 아무래도 밤새 기다리다 보면 건강이나 안전문제가 좀 걸릴 수가 있죠. 또 어르신들이라서 복지관측에서 인터넷으로 수강신청을 하는 방안도 생각을 했지만 아무래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 같은 경우 이 부분도 어렵고.

[앵커]
그리고 아까 보니까 6개월 동안 2과목에 수강료가 3만원이더라고요. 그런데 부분도 작용을 한 것 같아요.

[기자]
상당히 저렴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반강좌 기준으로 1강좌에 1만 5000원에 해당되니까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원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서 오고 있습니다. 또 강의 수가 90여 개에 달하기 때문에 원하시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앵커]
여가와 뭔가 배워보고자 하는 욕망에 어르신들이 한밤 중에 그야말로 대학생들보다 더 치열한 수강신청 전쟁을 하는 건데요. 갈 만한 곳이 딱히 없다 보니까 이런 강좌를 들으시려는 분들은 이렇게 어쩔 수 없이 치열하게 한밤중에 수강신청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탑골공원, 우리 어르신들이 많이 가시는 탑골공원에 다녀왔다고요?

[기자]
제가 지난 금요일 오전부터 탑골공원과 인근 종묘공원을 다녀왔는데요. 오전부터 많은 어르신들께서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하시거나 팔각정에서 쉬거나 하시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또 종묘공원에서는 바둑과 장기두기에 한창인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어르신들께서는 이구동성으로 무엇보다도 마땅히 할 만한 여가활동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왔다, 그리고 이쪽이 여러 가지 식비라든가 저렴해서 나왔다라고 말씀을 하시고 계셨는데요. 아무래도 그늘을 찾아서 장기나 바둑을 두는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을 해 주면 좋겠다라는 바람도 가졌습니다.

[앵커]
지금 주로 어르신들, 부모님들 이야기라고만 한정하기에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에 좀 관심을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른들에게 여가활동, 단순한 시간 분위기를 넘어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전문가들은 여가활동이 단순히 남는 시간을 보내는 그런 소비하는 활동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여가활동이란 노인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그런 예방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또 예방접종이다라는 표현까지도 썼는데요. 정신건강이라든지 사회건강 측면에서의 예방책으로서 단순히 어르신들께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다른 어르신들과의 참여를 통해서 관계를 맺고 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유익한 경험의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최 기자의 좋은 지적인데요. 여가활동이라는 게 정신건강, 사회건강 측면에서 예방접종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는데. 이렇게 중요한 여가활동. 앞으로 정부에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제가 만나본 전문가들은 세 가지 정도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어르신들의 어떤 여가활동에 대해서 사회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는 말씀드렸듯이 예방효과를 가진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어르신들이 여가를 보낼 만한, 여가활동을 할 만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건데요. 노인복지회관의 경우에는 2013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300여 개 수준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감당할 만한 그런 인프라가 필요하고요.

그리고 세 번째로는 노인들이, 어르신들이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프로그램을 좀더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늘어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이에 맞춰서 맞춤형으로 고학력 세대들이 필요로 하는 여가활동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우리 어르신들의 여가활동이 굉장히 시급한데 대책은 좀 부족해 보인다는 실태조사와 관련해서 사회부 최두희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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