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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남양 vs 매일, 위기의 유업계 각기 다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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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공급과잉 지속..소비 살아날 기미 없어

남양유업, 판촉비 줄이고 마케팅 축소

매일유업, 장사 되는 '폴 바셋'에 역량 집중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원유 가격이 동결되며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유가공 업체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유업계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1000억원에 이르지만 우유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이다.

그렇다고 당장 우유와 분유 등을 대신할 히트상품이 나온 것도 아니다. 중국에 흰 우유 수출길이 열렸다지만 당장 수출이 늘어나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에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업계 대표 업체들은 살 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업체의 대응책은 엇갈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003920)은 어려움을 타개할 해결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했다. 판촉비와 마케팅비를 대거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넘겨보겠다는 의도다. 이미 남양유업은 올 초부터 광고비 등을 대폭 줄이고 있다.

‘밀어내기 횡포’ 등으로 타격을 입은 후 이어지던 적자를 올 1분기 간신히 흑자로 돌려놨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역량을 쏟아부었던 커피믹스가 생각보다 부진하고 탄산수와 생수 등 신제품의 성과도 예상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점유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1%였던 남양유업 커피믹스 점유율은 2월 4.2%, 3월 3.2%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6월에는 2.3%까지 떨어졌다.

매일유업(005990) 역시 판촉비를 줄이는 기조는 남양유업과 비슷하지만 ‘잘 되는’ 사업은 확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회사 엠즈씨드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커피전문점 폴 바셋의 커피 가격을 낮추고 매장을 늘리기로 한 것. 투자를 통해 폴바셋의 고객 수를 늘리고 매출과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폴 바셋은 고급스러운 커피와 아이스크림 메뉴를 내세워 2013년 10억원, 지난해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매출도 510억원을 목표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는 우유시장과 달리 커피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매일유업은 당분간 폴 바셋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매일유업은 저지방우유와 자연치즈, 떠먹는 요구르트 등 신제품에 대해서는 캠페인과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렴한 이자로 회사채까지 발행하며 자금도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유 시장이 예전처럼 회복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공품 외 제품이나 사업이 없는 남양유업의 어려움이 더 크다”며 “새로운 히트 상품이 나오기 전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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