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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엎드려 재운 영아 사망…생활지도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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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분유를 먹은 후 엎드려 자던 생후 1개월 영아가 숨진 사건에서 아이를 재운 생활지도사가 1, 2심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수일)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법인 소속 보육원 생활지도사 권모(32·여)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생후 1개월이었던 피해자는 스스로 몸을 가누거나 의사표시를 하기 어려워 통상보다 더 주의 깊은 보호가 필요했다"며 "잘 자고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한 시간이 넘게 피해자를 관찰하지 않은 권씨에겐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영아를 엎드려 재우는 것은 통계적으로 '사인이 증명되지 않는 영아 급사'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면서도 "엎드려 재우는 것과 영아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선 수많은 이론적 가설이 존재할 뿐 밝혀진 것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영아 급사에는 엎드려 재우는 것 외에도 임신 중 산모의 흡연, 음주, 마약복용, 영양부족, 부적절한 산모관리, 영아의 성장부전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며 "엎드려 재운 행위 외에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태생적 요인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논리로 "권씨의 주의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지난해 5월 보육원에서 생후 1개월 영아인 A양에게 분유를 먹인 후 A양이 울면서 쉽게 잠들지 못하자 엎드리게 한 채 등을 토닥여 재웠다.

A양을 재운 권씨는 보육원 내 다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자리를 떴고, 그로부터 1시간10여분 후 또 다른 보육교사가 A양을 발견했을 땐 A양은 얼굴이 창백하고 몸이 축 처진 상태였다. A양은 이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졌고, 권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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