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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취객들 드나든다 했더니”…수상쩍던 오피스텔 옆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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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강남 등 성매매 오피스텔 144곳 적발

SNS 예약제·잦은 이사로 단속 피해

업주 7명 구속·매수자 등 359명 입건


“복도에서 섬유유연제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고요. 나중에 보니 성매매 손님 받느라 수건을 많이 써서 그런 거였더군요.”(서울 역삼동 ㄷ오피스텔 주민)

“밤마다 직장인처럼 보이는 취객들이 많이 왔는데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선 바로 나가곤 해요. 처음엔 몰랐는데 어느 손님이 얘기해줘서 (성매매하러 온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어요.”(서울 서초동 ㅇ오피스텔 상가 편의점 직원)

주변 사람들은 그저 짐작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 단속으로 드러난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의 규모는 방대했다. 5일 서울지방경찰청이 관내 경찰서들과 함께 지난달 1일부터 한달 동안 오피스텔 성매매를 특별 단속한 결과, 서울 강남·마포·강서·관악 지역의 51개 오피스텔 217채를 사용해온 성매매 업소 144곳이 적발됐다.

오피스텔 성매매가 가장 성업중인 곳은 강남 지역이었다. 적발된 업소들 가운데 72.9%(105곳)가 이 지역에 있었다. 모두 168채가 입주한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은 11.3%(19채)가 성매매에 사용되고 있었다. 이 오피스텔 주차관리원은 “몇 군데에서 시간대별로 번갈아가면서 차량 방문 확인이 이뤄져 짐작은 했는데, 경찰 단속이 나온 뒤 (성매매 업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오피스텔 성매매는 집창촌 등 전통적 성매매 업소가 집중 단속 대상이 되면서 ‘풍선효과’로 생겨난 만큼 영업 방식이 갈수록 은밀해지고 있다. 이들 성매매 업소는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약제로 운영됐다. 10일~3개월 단위로 오피스텔을 빌리고, 성매수자를 약속 장소에서 만나 오피스텔로 안내하는 사람까지 뒀다.

경찰은 “주변에 회사들과 유동인구가 많아 유흥가가 밀집한 지하철 2호선 역삼·강남·선릉역 등에 업소가 몰려 있었다. 성매매 업소들은 오피스텔을 최소 2~3채 사용하면서 단속을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직장인은 “최근에는 업소들이 ‘휴대폰 통화기록이 안 남는다’는 점을 인터넷에 홍보한다. 이동통신사에 사용자 등록을 하지 않고 와이파이로 인터넷 기능만 사용하는 스마트폰 ‘공기계’를 이용해 성매수자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강남역 주변 네 곳에 오피스텔 11채를 임대한 뒤 18살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 처벌법 위반)로 최아무개(26)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성매매 여성과 성매수 남성 등 3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매매가 이뤄지는 사실을 통보했으나 성매매 업자가 오피스텔을 계속 쓰게 한 오피스텔 임대인 3명, 소유자 위임을 받아 오피스텔을 관리하는 부동산중개인 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오승훈 김규남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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