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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열흘만에 일반인 메르스 환자…감염경로는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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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까지 메르스 환자 남편과 생활…같은달 29일엔 삼성서울서 항암치료

방역당국, 가족간 감염에 '무게'…삼성서울 감염 가능성도 무시 못해

연합뉴스

(세종=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열흘만에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감염 경로가 주목된다.

5일 방역당국이 추가 환자로 발표한 186번 환자(50·여)는 지난 25일 추가된 180번 환자(55) 이후 열흘만에 나온 일반인 환자다.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감염됐던 180번 환자는 지난 3일 완치됐다.

186번 환자는 건강 상태가 악화되던 중 음압격리병상을 찾아 여러 병원을 이동해 주목을 받았던 132번(55) 환자의 부인이다. 132번 환자는 발병 당시 바이러스의 양이 많은 위험환자였다. 이 환자를 이송하던 간호사(179번 환자·강릉의료원)가 메르스에 감염된 바 있다.

132번 환자는 증상 발현 후 음압병상을 찾아 지역대학병원과 강릉의료원 등을 거친 뒤 서울 보라매병원까지 600㎞ 가량을 이동했다. 한때 몸 상태가 나빠져 에크모(기계로 폐기능을 대신해주는 장치)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메르스를 이겨내고 지난 2일 퇴원했다.

186번 환자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말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적 있다.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았다.

방역당국은 남편(132번 환자)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과 삼성서울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때 감염됐을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단은 남편으로부터의 감염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86번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남편에게서 감염된 뒤 항암치료를 받다가 면역이 나빠지면서 증상이 늦게 발현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 증상 발현 시점이 지나치게 늦어진다. 186번 환자에게 메르스 증상인 고열이 나타난 것은 지난 2일로, 남편이 격리된 지난달 11일부터 21일이나 지난 시점이다. 지난달 11일 이후에는 시설 격리 치료를 받았으니 186번 환자가 남편에게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186번 환자는 남편의 확진 판정 이후 자가격리 상태에 있었으나 격리일로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대잠복기인 14일이 지나자 자가격리 상태를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86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사실로 확인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는 전체 186명 환자 중 48.9%인 91명이 된다.

이 경우 삼성병원에서의 감염 관리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감염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이미 이 병원 내에서 광범위한 바이러스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9일이 186번 환자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시점이라는 사실로 드러나면 부부사이인 186번과 132번 환자는 각각 다른 시기에 같은 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독특한 사례가 된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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