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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V어게인] ‘너사시’ 엘, 특별출연 아쉽게 한 마성의 연하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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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정소영 기자] 한여름 밤을 한없이 달콤하고 설레게 만들었던 연하남 엘이 떠난다.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상사인 하지원을 살뜰하게 챙기며 ‘심쿵’을 유발하는 연기로 뭇 여성 시청자들을 흔들었던 엘이 짧은 출연분을 마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에서는 온갖 로맨틱한 행동으로 오하나(하지원 분)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기성재(엘 분)의 숨겨왔던 속내가 드러났다. 바로 인턴에서 정직원이 되기 위해 팀장인 하나와 가깝게 지내려던 것.

그간 성재의 행동은 거짓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달콤했다. 그는 끼니를 제 때 챙기지 못한 오하나를 위해 샌드위치를 챙겨주고, 구두 대신 편한 슬리퍼를 가져다 주는가하면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들고 나타났다. 하나가 곤경에 처하거나 난처한 상황에 닥칠 때면 어디선가 백마 탄 왕자님처럼 등장해 그를 구해줬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후배와 미묘한 ‘썸’을 타며 자신을 약 올리는 17년 지기 최원(이진욱 분)의 앞에서 보란 듯이 나타나 하나의 손을 잡고 “누나 남자친구다. 제가 누나 따라다니는 중이다”라며 당당히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아까 그 형 좋아하냐”며 질투심을 드러내다가도 “상관없다. 난 누나가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것”이라며 고백했다. 하나의 말처럼 도저히 오해하지 않을 수 없는 멘트였다.

뿐만 아니라 “계약이 성사되면 아침 바다 같이 보자”며 의미심장한 제안도 서슴지 않았다. 하나와 함께 출장을 떠난 성재는 일이 마무리되자 나란히 걸으며 아이스크림을 먹고, 수산시장을 구경하는 등 누가 봐도 연인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하나는 한껏 부푼 마음을 안고 함께 아침바다를 보기위해 그의 호텔방을 찾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었다.

누군가와 통화 중이던 성재는 “나 곧 정규직 되면 돈 더 챙겨주겠다. 팀장님하고 각별해. 확실히 챙겨 줄거다”라며 검은 속내를 드러내며, 하나에게 “새카만 후배한테 다 뺏기고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냐. 얼마나 다급했으면 보란 듯이 내 손을 덥석 잡았겠느냐”고 독설을 내뱉었다. 보는 이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던 연하남에서 야망에 눈이 먼 배신남으로 돌아서는 건 한순간. 달콤한 말만 할 줄 알았던 그에게서 가시 돋친 말이 나오자 그 충격은 두 배였다.

이날로 성재 역의 엘 분량은 마무리됐다. 그는 초반의 로맨틱한 면모부터 마지막의 냉정한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물오른 연기력을 뽐냈다. 사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 출신인 엘의 연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3년 SBS ‘주군의 태양’, 2014년 MBC ‘앙큼한 돌싱녀’,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등에서 제법 굵직한 역할들을 맡아왔지만, 이렇다 할 감흥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

하지만 이번 ‘너사시’ 속 엘은 달랐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훤칠한 키로 연상인 하지원과도 ‘케미’를 발휘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마저도 반전이 아니길 바랐을 만큼 로맨틱한 눈빛과 멘트를 최대한 살려내며 달콤한 연하남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비록 ‘너사시’ 속 엘의 역할은 끝났지만,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보게 될 그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훨씬 높아진 셈이다.

한편, ‘너사시’는 오랜 시간 동안 우정을 이어 온 두 남녀가 서른이 되며 겪게 되는 성장통을 그린 드라마다. 매주 토, 일 오후 10시 방송.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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