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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20년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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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은 1972년 채택된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 보호 협약’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1007개가 등재됐다. 그중 문화유산이 779개, 자연유산이 197개, 복합유산이 31개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가 50건으로 가장 많고 중국 47건, 일본 19건으로 많다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면서 한국은 현재 모두 12건의 세계유산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세계유산 등재의 역사

한국이 세계유산을 처음 가지게 된 것은 1995년 12월9일이다. 세계유산 목록에 ‘석굴암과 불국사’, 팔만대장경이 소장된 ‘해인사 장경판전’과 ‘종묘’가 등재됐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 해인사 장경판전은 고려시대, 종묘는 조선시대의 유산으로 한국의 시대별 유적이 고르게 등재됐다.

1997년 12월에는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 대신 조선의 법궁으로 쓰인 ‘창덕궁’과 정조가 건설을 명한 계획도시인 ‘수원 화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창덕궁은 동아시아 궁궐 건축과 정원 디자인의 원형이라는 호평을 들었고, 수원 화성은 근대 초기의 군사건축으로 동서양의 과학을 통합해 발전시킨 건축물로 평가받았다. 2000년 12월에는 경주 고도와 남산 일원 유적을 포함한 ‘경주 역사유적지구’, 선사시대 고인돌이 밀집된 유적인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이 뒤를 이었다.

경향신문

석굴암(국보 24호)과 불국사(사적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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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세계유산 등재 속도는 2007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빨라졌다. 한국의 유일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는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화산 지형이 이유로 꼽혔다. 2009년 6월엔 ‘조선 왕릉’이 등재됐는데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한 40기의 조선왕릉은 5세기에 걸쳐 조성됐으며 조선의 풍수 사상과 장례 문화를 담은 경건한 장소로 인정받았다.

2010년 8월에는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이란 이름으로 세계유산이 됐다. 지난해에는 북한산성과 함께 조선시대 수도 한양을 지키던 남한산성이 등재됐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피신했던 남한산성은 “동아시아 도시계획과 축성술이 상호 교류한 증거로서의 군사유산이자 지형을 이용한 축성술과 방어전술의 시대별 층위가 결집된 초대형 포곡식 산성”으로 평가됐다.

경향신문

남한산성(사적 제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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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의 가치

유네스코(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는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어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세계적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정의한다. 세계유산에는 3가지가 있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지니고 있는 복합유산이다. 문화유산은 유적이나 건축물,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장소 등을 말하는데 전체 세계유산의 절대 다수인 77.5%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유산은 생물학적 군락이나 지질학적 생성물,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서식지 등이며 복합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을 말한다.

세계유산은 1972년 체결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에 의거해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면서 확정된다. 유네스코는 세계유산 목록을 만드는 목적에 대해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위험에 처한 유산의 복구나 보호활동 등을 통해 파괴·훼손을 근본적으로 막고, 문화유산이나 자연유산에 대한 국제적 협력이나 각 나라의 보호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유산은 세계유산 외에 ‘인류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도 있다. 인류무형유산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2003년)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표목록이나 긴급목록에 각국의 무형유산을 등재하는 제도다. 한국은 현재 2001년 등재된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판소리’ ‘강강술래’ ‘택견’ ‘김장문화’ 등 13건이 등재돼 있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고문서·편지 등 세계적 가치가 있는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한다. 한국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등 모두 11건을 확보 중이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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