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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친박·비박, 주말 '정중동'…6일 국회법 재의 후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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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포진 충청권, 집단 대응 예고…재신임 의총 카드도 만지작

비박 재선, 재회동 조율…유승민 거취 온도차 관건

劉, 주말 대구행…6일 본회의 끝나도 거취 변화 없을 듯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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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 상태에 있는 친박(親박근혜)·비박(非박근혜)계 의원들은 4일 이틀 뒤 있을 국회 본회의와 이후 상황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조용히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일 본회의에선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촉발된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再議)에 부쳐질 예정이어서 그의 사퇴를 주장하는 친박계와 이에 대항하는 비박계의 충돌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가 일상적인 업무를 소화하며 입장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김무성 대표가 당 내 분란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한 만큼 김태호 최고위원의 돌출 행동으로 파행된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일단 겉으론 잠잠한 모양새다.

의원들은 주말 동안 지역구 활동에 몰두하는 등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신중하게 6일 본회의를 염두에 두고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친박계는 6일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재의 처리가 마무리된 뒤 유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 여부를 지켜보고 집단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중진인 3선의 정우택 의원을 중심으로 김태흠·이장우·김현숙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이 대거 포진된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약 10명은 지난 1일 오찬 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본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의 결정을 고려, "강력한 입장 표명"에 나설 계획이다.

그간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석상에서 촉구해왔던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충청 의원 모임에 소속돼 있다.

김태흠 의원은 지난주부터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토록 당 내 의원들의 서명도 받은 상태다. 김 의원은 "6일까지는 아무 말도 않고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으려 한다"며 의총 소집요구서에 필요한 서명은 다 받았으나 보류 상태로 뒀다고 했다.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김 대표의 당부에 따라 최근 공개 회의 자리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재론하지 않았지만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 처리 시점을 계기로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한 친박계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6일 본회의 이후에도 특별한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를 묻는 질문에 "6일이 지나서도 그렇게 저렇게 간다고 하면 논의를 해서 (본격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며 "7일부터는 여기저기서 꿈틀거리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친박계 내부에도 집단 행동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선교 의원은 전날(3일) 친박계에 "지금의 상황은 유 원내대표를 밀어낼 순 없고, 오히려 사퇴해줄 것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라며 "(친박이) 집단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비박계에서도 주말 동안 겉으로 드러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비박계 역시 6일을 기점으로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다. 중진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들은 본회의 이후 벌어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지난 6월29일 "최고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집단 성명을 냈던 재선 의원들은 6일 다시 모여 입장을 정리할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

비박계 한 재선 의원은 "6일쯤 삼삼오오라도 모여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눠보려 한다"며 "지금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고 쭉 전개된 상황들과 관련해 우리가 다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모아볼 수 있으면 모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초·재선 모임인 '아침소리'는 매주 월요일 주례 모임을 가졌던 대로 본회의 당일에도 모여 당내 상황을 두고 머리를 맞댄다. 아침소리에는 김영우·안효대·이이재·하태경 의원 등 비박 성향 의원이 다수 속해 있다.

다만 비박 의원들 사이에서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하다는 강경론에서부터 '시간을 둔 명예로운 퇴진'을 언급하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분포돼 있어 친박계의 집단 행동에 어떤 방식으로 맞대응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한 비박 재선 의원은 "이 고리는 이젠 대통령이 풀어주는 게 좋다고 본다. 유 원내대표가 만약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이런 모양새를 보이며 그만두게 해선 안 된다"고 했고, 한 비박 초선 의원은 "그럭저럭해서 7월 말까지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넘어갈 수도 있지만 결국은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박계 의원들의 집단 행동 여부에는 이들과 가까운 김 대표의 의중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재역을 자임했지만 현재로선 유 원내대표의 '명예로운 퇴진' 쪽에 기운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주말 공식 일정 없이 서울에 머물고 있다.

태풍의 눈에 있는 유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도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전날(3일) 기자들과 만나 주말 동안 김 대표, 서 최고위원을 만나거나 당 내 의원들을 설득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

현재로선 유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등을 7월 임시국회 운영에 의지를 밝히는가 하면, 소속 의원이 주최하는 토론회에도 축사자로 나서는 등 평상 업무를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 6일 본회의를 마치더라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한 주요 당직자는 "유 원내대표가 물러난다 해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측의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 만약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으려 비박계에서 경선에 나가지 않아 친박계가 새 원내대표에 당선된다 해도 야당과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했던 의원들의 비협조로 임기 동안 허수아비처럼 있다 갈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i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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