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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ISS "반대"…'26.5%' 표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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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ISS 의견서' 삼성 "유감" 엘리엇 "환영" 3일 ISS는 보고서에서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설명하면서 양사 합병 이후의 수익 전망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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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 정당성 이미 확인, 주주 설득에 올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합병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와 법정 공방 1라운드에서 승소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던 삼성물산이었지만, ISS의 예상치 못한 반대 견해로 엘리엇이 확보한 7.12%를 제외한 26.5%의 외국 기관 투자자들의 '표심' 향방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3일 ISS는 보고서에서 이번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설명하면서 양사 합병 이후의 수익 전망이 '지나치게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앞서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전에서 합병비율 산정 방식과 관련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재판부의 결정에 전면으로 반하는 견해다.

ISS는 "(합병 비율 산정 방식이) 한국 법률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저평가된 삼성물산 주가와 고평가된 제일모직 주가의 결합은 이 거래가 삼성물산 주주에게 심각하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ISS는 법정 판결을 앞둔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도 "다른 주주들이 이(합병 비율) 문제를 우려할 수 있음에도 삼성물산 이사회는 합병 성공을 위해 제일모직의 2대 주주에게 자사주를 매각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ISS의 의견서 발표 이후 삼성물산과 엘리엇 양측의 반응은 엇갈렸다. 소송전에서 고배를 마시며 수세에 몰렸던 엘리엇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엘리엇은 합병안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명확하게 입증한 ISS의 권고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엘리엇은 이날 주주총회소집통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히면서 "본건 합병이 성사되면 안 된다는 견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지분 10.15%를 보유한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아직 합병에 관해 의견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요한 주주인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애초 ISS 의견서 결과 여부에 관계없이 합병을 원안대로 추진하겠다는 견해를 드러냈던 삼성물산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물산 측은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 및 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며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외국인 투자자 및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모든 과정에서 공정하고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가처분 소송에서 검증됐다"며 "ISS의 반대에도 과거 본안대로 안건이 추진된 사례도 많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이번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앞두고 ISS는 "합병으로 주주 권리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피아트 주주들이 합병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실제 주총에서 참석자의 80%가량이 찬성표를 던지며 양사 합병안이 승인됐다.

국내에서도 ISS는 CJ, SK C&C, 효성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들 모두 이사 재선임 안건을 무난히 통과시킨 바 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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