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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밀양시,양돈장 분뇨 방류 사고로 양서류 어패류 잇단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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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우렁이 벼 재배지 오염 심각…실개천 생태계 파괴 우려

뉴스1

지난1일 농어촌공사 밀양지사에서 농업용수 저수지에 축산분뇨 오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제막을 설치한 장면2015.07.04/뉴스1© News1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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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뉴스1) 이철우 기자 = 경남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에 위치한 대형양돈장인 A농장은 지난 1일 오전 축산분뇨 액비저장조 내 폭기 선이 끊겨 액비 100여t이 넘쳐 곡선거리 1.8km 개천과 농업용 저수지를 오염시켰다.

이날 사고는 마을 주민이 아침 논에 가다 축사 쪽에서 흘러나오는 분뇨를 발견하고, 시와 경찰 등에 신고하여 드러났다.

밀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밀양지사 직원 30여 명은 저수지 입구에 오·폐수 방지막을 설치했으나 이미 많은 양의 축산분뇨가 저수지로 흘러든 상태였다

이 사고로 한국농어촌공사 밀양지사는 저수지 수질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사고당일 오전 저수지 상류 부분에 차단막을 설치했다.

4일 오전 감물리 주민들은 “1일 사고가 난 대형양돈장에서 저수지까지 직선거리 800m, 곡선거리 1.8km 길이의 개천과 실개천이 흘러내린 축산분뇨로 인해 오염이 되어 이 개천에 서식하고 있는 양서류 어패류 등이 폐사하고 있고 더욱이 벼 작물 재배 농경지가 오염되어 2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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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단장면 감물리 마을 1.8km의 실개천에 치어 미꾸라지 및 도룡농등 양서류가 폐사해 물위에 떠올라 있었다.2015.07.04/뉴스1© News1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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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은 "하루 이틀이 아니고 17년 동안 참아왔다"며 "악취로 말미암아 생활불편은 물론 재산상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 농장에서 1990년 초에도 무단방류 사고가 있었는데 환경당국과 시가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다"며 "똑같은 피해를 범하는 책임은 밀양시와 A농장 대표가 공동으로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시 관계자는 "이송관 내부가 부식으로 파손되면서 축산폐수가 흘러나온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가축분뇨 관리와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 하겠다"고 전했다.

사고 장소인 밀양시 단장면 감물리는 다랑이 논으로 유명하고 밀양의 3대 오지(奧地)로 지대가 높은 산촌 마을 이다.

감물(甘勿)의 '감'(甘)자는 '달다'란 뜻으로 감물리 마을 물은 단맛이 느껴질만큼 청정 지역의 수질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때 밀양시 생수 사업을 추진하다 감물리 주민들이 복면을 쓰고 반대 투쟁을 해 식수 공장이 들어서지 못한 일도 있었다.

6년 전인 2009년엔 천주교 부산교구 유영일 신부가 이 마을을 찾아 청정지역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약과 화학 비료를 뿌리지 않고 우렁이 양식 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농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유 신부는 마을인근 다랑이 논 8000여㎡를 구입해 친환경농업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다. 유 신부는 친환경농법으로 수확해 벼를 판매하면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신부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면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6000두 규모의 대형 양돈장이 이 지역에서 가축사육시설의 허가를 얻어 현재까지 가축을 사육하고 있는 실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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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신부가 죽은 우렁이를 손에 들어서 보여주고 있다.2015.07.04,뉴스1© News1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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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신부는 다랑이 논에 지난달 2일부터 7일까지 모내기를 하고 농약사용 대신 유박 퇴비를 살포하고 우렁이 25㎏를 입식했다. 입식한 우렁이는 한달이 지나면 논 곳곳에 알을 낳아 번식을 왕성하게 하게 된다. 이같은 중요한 시기에 마을에 위치한 양돈장의 관리 부실로 인해 액비 저장고가 터지는 사고로 논이 온통 축산분뇨로 오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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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유영일 신부는 직접 경작하는 농경지에 우렁이가 죽어 있고 축산분뇨로 오염된 농경지를 보고 힘없이 논두렁을 걸어오고 있다.2015.07.04/뉴스1© News1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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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신부는 "오염된 물을 머금어 폐사한 우렁이가 논 물위로 떠 오른 광경을 보고 매우 안타갑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주민 B씨는 "마을 실개천을 오염시켜 치어가 죽어 물 위에 떠 올라있고 수생식물이 자라나지 못해 생태계가 파괴되었다"며 "파괴된 생태계가 복원되는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밀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밀양지사의 직원들은 방제전문 업체를 불러 액비분해효소를 살포 하고 수질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본부는 지난 1일 오전 저수지 시료를 채취해 본사 농어촌연구원에 수질분석을 의뢰한 결과 저수지 가운데 수질이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7.4PPM(기준치 8PPM)으로 기준치 이하로 측정돼 다행히 농업 농수에 문제가 없다고 4일 밝혔다.

밀양시도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차단막에 가둔 액비 1000여t을 탱크로리에 담아 밀양시 하수종말처리장를 통해 처리했다.

lcw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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