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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게이밍 PC의 조건] ⑤ 게임을 즐기기 위한 무기 ‘게이밍 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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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는 다수의 핵심 부품이 조합돼 구성된다. 특히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PC'는 일반 업무용 PC와 달리 더 고성능에 까다로운 하드웨어 조건을 요구한다. 게이밍 PC를 구성할 때 각 부품에 요구하는 '조건'을 미리 알고 있으면 최적의 게이밍 PC를 실속 있게 장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편집자주>

[미디어잇 최용석] 인간이 다른 동물과 가장 큰 다른 점은 다양한 도구를 능숙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손에는 어떠한 형태로든 '도구'가 들려 있으며, 이는 인류가 지구 생태계의 정점에 서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구의 사용은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보드게임에서 최신 3D/VR 게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승리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 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게임을 즐기기 위한 '도구', 즉 '게이밍 기어' 시장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키보드나 마우스, 헤드셋 등으로도 각종 게임을 즐기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게임 환경에 특화된 제품은 확실한 특징이 있다.

'게이밍 키보드'의 조건
일반적인 키보드와 게이밍 키보드의 가장 큰 차이는 '동시 키 입력 지원' 기능의 유무다. 본래 키보드는 각종 텍스트와 숫자, 특수문자 등을 쉽게 입력하기 위한 장치다. 키(버튼)의 개수만 따지만 가장 많은 입력장치지만, 실질적으로 게임용 컨트롤러로 사용하기에는 단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 키들을 동시에 누를 때 둘 중 하나만 인식되거나 아예 둘 다 인식이 안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게임플레이에 있어 이러한 입력 오류는 게임 컨트롤 미스로 작용하고, 결국 게임의 승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PC 기반 게임들은 키보드의 특징인 '다수의 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이동이나 행동, 특수기능 등의 명령을 동시에 내리게 되면 반드시 2개 이상의 키를 동시에 누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와 관련된 고질적인 문제를 크게 줄이거나 완벽하게 해결한 것들이 '게이밍 키보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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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속도나 응답속도 등도 중요하다. 게이머들의 대결이 고도화되고 첨예화되면서 0.1초 단위의 조작 결과가 승패를 가를 수도 있다. 당연히 게이머의 정밀한 컨트롤을 정확하고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반복속도나 응답속도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키를 누르는 느낌, 즉 '키감'과 키를 누르는 압력인 '키압'도 중요하다. 키보드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조작하는 '인터페이스'인 만큼 인체공학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장치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키감과 키압 등의 요소는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각양각색의 기계식 키보드가 게이밍 제품으로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키감'과 '키압'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사용하는 스위치의 종류에 따라 키감이나 키압 등의 특성이 확연히 달라진다. 이는 게이머 자신의 손에 가장 잘 맞는 키보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를테면 가볍고 부드러운 키감을 원하면 '적축'을, 딸깍딸깍 특유의 걸리는 느낌과 소리가 들리는 것이 좋다면 '청축'을, 탄력 있는 키감을 원한다면 '흑축'을 선택하는 식이다.

복잡한 기능을 키 하나로 입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크로' 기능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는 없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꼭 매크로가 없어도 플레이하거나 클리어하는데 크게 문제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매크로 기능이 있고, 잘 활용만 한다면 매우 편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장식적인 구조물이나, 화려한 LED 조명효과는 실제 게임을 즐기는데에 크게 중요하지 않는, 그야말로 '선택 옵션'이다. 단지 감성적인 측면에서 일부 장점을 제공할 뿐이다. 그나마 LED 조명 기능은 어두운 장소에서 키보드를 사용하는데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정한 키만 켜지게 하거나, 특정한 색을 지정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더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다.

'게이밍 마우스'의 조건
다른 게임 콘솔들과 비교해 PC용 게임들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마우스'의 존재 여부다. 특정 포인트를 정확히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끌어서 이동하거나, 범위를 지정해 동시에 여러 오브젝트를 한 번에 선택할 수 있는 재주는 터치 입력과 마우스(트랙볼, 포인팅 스틱 포함)만이 가능하다. 특히 마우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널리 쓰이는 터치 입력에 비해 더 빠르고 정확한 입력이 장점이다.

'게이밍 마우스'의 선택 조건은 키보드와 많은 부분이 겹친다.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직접 손에 쥐고 사용하는 입력장치인 만큼, 장시간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손의 피로를 줄여주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은 필수다.

또 마우스는 가장 정밀한 컨트롤과 조작이 가능한 입력장치인 만큼 반응속도와 응답속도가 키보드 이상으로 중요하다. 키보드는 반응/응답속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게이밍 마우스'라는 타이틀을 단 제품들은 반드시 반응/응답속도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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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와 다른 것은 마우스는 즐기는 게임에 따라 형태와 기능이 크게 2가지로 나뉜다는 것이다.

빠르고 정밀한 조작이 요구되는 FPS(일인칭 슈팅) 게임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로 대표되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류 게임,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로 대표되는 RTS(실시간 전략) 게임들은 보통 작고 가벼우며, 단순한 형태의 마우스가 많이 쓰인다. 거추장스러운 부분이 많을수록 격렬한 조작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버튼의 수는 많지 않지만, 즉석에서 해상도(DPI)를 쉽게 바꿀 수 있는 기능을 갖추는 경우가 많다. 일부 FPS게임 특화 마우스는 총을 끊어서 쏘는 '점사' 기능이나, 순간적으로 DPI를 낮춰 조준 정밀도를 높이는 '저격' 기능을 넣기도 한다.

반대로 MMORPG(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에 특화된 마우스는 손의 2/3 이상이나 거의 전체를 마우스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제품들이 많다. 이는 격렬한 조작보다 장시간 편하고 안정적인 컨트롤을 요구하는 게임 특성에 맞춰 '편하고 오래 사용하기 쉽게'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MMORPG 특화 마우스들은 10개 내외의 다수의 버튼을 갖추고 키보드와 같은 '매크로'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키보드 부문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없어도 되는 기능이지만, 잘 활용하면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원하는 대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이 꼭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 따라 FPS용 마우스로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고, 반대로 덩치가 크고 무거운 MMORPG용 마우스로 FPS나 MOBA, RTS 게임을 잘 하는 경우도 있다. 아예 일부 마우스는 만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경우도 있다. 결국 어떠한 게임을 즐기던지 '자신이 사용하기 편한 마우스'가 최고인 셈이다.

그 외에 살펴볼 조건으로는 버튼의 수명이다. 100개 내외의 다수로 분산된 키보드와 달리 마우스는 고작 2~3개의 키를 게임 내내 쉴 틈 없이 눌러댄다. 당연히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키의 수명이 다해 버튼이 눌리지 않거나, 한 번 눌렀는데 2~3회 클릭이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최근 게이밍 마우스의 광고를 보면 '몇백만 회 클릭 보장' 같은 문구를 볼 수 있다. 이는 격렬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고려해 그만큼 스위치도 내구성이 좋은 것을 사용했다는 의미다. 이왕이면 단순 내구성 수치뿐만 아니라 AS 기간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행여 버튼에 이상이 생겨도 보증기간 이내면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나 교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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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대표적인 게이밍 기어라고 하면 '게이밍 헤드셋'이 있다. 요즘 게임들은 워낙 정신 없이 게임 속 상황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는데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팀을 이루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아 빠르고 정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한 '게이밍 헤드셋' 역시 필수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키보드나 마우스에 비해 게이밍 헤드셋의 선택 기준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착용감이 편하고, 음성과 게임 사운드를 똑똑하고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으며, 볼륨이나 음소거, 마이크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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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게임 용도의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사용하는 게이머의 기준으로 '얼마나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가'다. 아무리 기능이 좋고, 화려한 디자인에 최신 기술로 무장했더라도 실제 사용하는 게이머가 쓰기 힘들다면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구입 전 직접 만져보고 테스트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게 가장 잘 맞는 게이밍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을 선택할 수 있다. 어짜피 한 몸처럼 밀착해서 사용할 제품들이다. 백 마디의 추천 글보다 오프라인 매장 또는 전시장에서의 '체감'이 더 낫다. 이왕 제대로 된 게이밍 기어를 장만할 생각이라면 시간을 내서 가까운 전시장이나 매장을 찾아 직접 만져보며 고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최용석 기자 rpch@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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