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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네스코 "IS, 주민 노예 삼으려 문화적 뿌리 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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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팔미라 유적파괴는 잔혹·무지·국민무시" 맹비난

연합뉴스

(파리·베이루트 AFP·AP=연합뉴스) 유네스코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시리아 팔미라 고대유적지를 파괴하는 행위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IS의 시리아 팔미라 고대유물 파괴는 주민을 노예로 삼으려고 그들의 문화적 뿌리를 말살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팔미라 유적지에서 계속해서 문화유물을 훼손하는 건 극단주의자의 잔혹성, 무지, 지역 공동체와 시리아 국민에 대한 경시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보코바 사무총장은 IS가 지난달 팔미라 박물관 앞에 서 있던 크기 3m의 '알랏 사자장'을 부숴버린 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사자장은 1977년 폴란드 고고발굴단이 이슬람교 이전에 숭배되는 아랍 여신 알랏을 기리는 사원터에서 찾아냈으며, BC 1세기께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또 IS가 지난 5월 21일 점령한 팔미라의 고대묘지에 있던 흉상들을 파괴한 행위에도 분개했다.

이와 관련해서 IS는 도굴범에게서 몰수한 흉상 5점을 해머로 박살을 내고, 도굴범에 채찍형을 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팔미라 광장에 강제로 모아놓은 군중과 어린이 앞에서 팔미라 고대묘지의 흉상을 부순 짓은 더할 나위 없는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흉상들이 인간 감성과 지성의 가치를 체현해 망자를 존중하는 유물인데 이를 말살한 것은 주민과 역사 간 유대를 끊으려는 짓"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코바 사무총장은 이런 IS의 '종교 조작 행위'에는 분연히 맞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일에도 보코바 사무총장은 IS가 외국인 전사를 모집하기 위한 홍보에 이용하고 중동 사회를 와해시키기 위해 문화 청소에 나섰다고 맹공한 바 있다.

IS는 이슬람 율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해 고대 석상과 무덤 유적을 우상숭배로 간주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의 통치지역에 있는 관련 유물을 파괴해왔다.

jianwa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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