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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미국, 독립기념일 앞두고 테러경계령…재외공관 치안강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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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상공 '무인기 비행' 금지…"아직 신뢰할만한 테러정보 없어"

국토안보부-FBI-국가대테러센터도 공동 공지문…FBI "수백건 조사중"

연합뉴스

(AP=연합뉴스/자료사진) 미국 뉴욕 경찰청(NYPD) 소속 경관이 감시장비들을 사용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워싱턴·뉴욕=연합뉴스) 노효동 김화영 특파원 = 주말이 겹친 미국의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4일·현지시간)을 앞두고 미국 치안 당국의 테러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특히 지난달 하순 프랑스와 튀니지, 쿠웨이트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소셜 미디어 등에서 독립기념일을 겨냥한 테러 발생 가능성을 시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 외국에 주재하는 전 공관에 치안태세를 재점검하라는 지침을 발송했다.

국무부는 모든 대사관과 영사관이 '비상행동위원회'라는 자체 경비팀을 소집해 현재의 치안 태세를 평가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국무부는 테러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이거나 신뢰할만한 정보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테러위험이 가장 큰 중동지역의 공관들은 이슬람권 단식기간(6월18일∼7월16일)에 '이슬람 국가'(IS)가 테러를 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이미 지난달 독립기념일 행사를 치렀다.

또 연방항공청(FAA)은 독립기념일이 끼인 주말, 수도인 워싱턴D.C. 상공에 무인기(드론) 비행을 금지했다.

항공청은 "9·11 테러 이후 만들어진 규정에 따라 워싱턴 상공은 '국가방위영공'으로 지정돼 있다"며 "이번 주말 워싱턴 상공을 '노 드론 존'(No Drone Zone)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 국가대(對)테러센터는 지난 주말 미 전역의 수사기관에 보낸 공동 공지문을 통해 독립기념일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특별히 경계를 강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관련 기관들에 "모든 수사기관에 각별한 경계와 더불어 대응태세를 갖출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각종 안보 조치를 상황에 맞게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BI는 현재 테러발생 가능성과 관련해 수백 건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주간 모두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혐의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하원의 마이클 맥콜 국토안보위원장은 미국 언론에 "소셜미디어에 테러리스트들이 독립기념일을 겨냥해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나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대 도시인 뉴욕에서는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정·사복 경찰관을 증강, 총 7천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경계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맨해튼 중심가 타임스퀘어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관광명소를 중심으로 길거리 순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물 소지 의심자에 대한 몸 검색, 가방검색 등 경찰의 검문이 강화됐으며, 방사선을 이용한 탐지 장비와 폭발물 탐지견도 동원됐다.

뉴욕시 일원에 배치된 7천여 개의 감시카메라와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도 평소보다 면밀히 이뤄지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연방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 같은 조치들을 취했다고 밝히면서 "뉴욕 주가 테러리스트들의 1순위 공격 목표물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의 지하철을 관장하는 경찰에 대해서도 최근 IS 추종자들이 미군 기지, 다중이용시설, 대형행사장을 겨냥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가 소셜미디어에서 전파되고 있다는 통지가 전달됐다.

경찰은 폭발 사고에 유의하고 있다.

이스트리버의 5개 바지선에서 이뤄지는 독립기념일 기념 불꽃놀이를 제외한 폭발사건 등이 경계 대상이다.

경찰은 그러나 아직 특정한 테러 위협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FBI는 지난 2주간 뉴욕 일원에서 IS 관련 용의자 5명을 체포했지만, 독립기념일 연휴와 관련된 행위 때문은 아니었다고 지역 언론들이 전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하원의원 역시 테러 위협들이 "그렇게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람들에게 휴가 계획을 바꾸라고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극단주의 단체) IS가 주로 테러를 조장하려 애쓰고 있고, 만에 하나 공격이 있더라도 소규모일 것"이라며 "IS의 선동에 현혹돼 공격을 모의했던 49명을 연방수사국(FBI)이 막아냈다"고 말했다.

제임스 랭크퍼드(공화·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우리가 (독립기념일을 맞아) 자유를 얻었다고 기뻐하는 동안 그들(IS)이 우리 눈을 찌르려 들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예트빌의 쇼핑몰에서 공격용 소총을 휴대하고 중무장한 상태로 입장해 쇼핑객들을 놀라게 했던 브라이언 스콧 울핑거(25) 육군 병장을 체포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쇼핑객들은 울핑거 병장이 총기를 발사할 것이라고 보고 911에 신고했고 긴급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울핑거 병장은 사진촬영을 위해 중무장을 했다고 진술했고 경찰조사 후 군부대로 귀환 조치됐다.

rhd@yna.co.kr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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