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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인물in이슈]김태호는 왜 좌충우돌 행보를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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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최연소' 타이틀 줄줄이 쓰던 'MB 후계자' 출신

'유승민 정국'서 연일 돌출행보…"이해불가" 반응 많아

차기 대권 연결짓는 시각 많아…중앙서 미검증 지적도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김태호(53)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속된 말로 ‘가진 게 많은’ 정치인이다. 그의 정치역정은 ‘스토리’가 있다. 지난 1994년부터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감각을 익힌 후 뿌리(도의원)부터 시작해 군수와 도지사까지 잇따라 올랐기 때문이다. 자연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주목 받았다. 지난해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각 계파를 상징하는 ‘김무성-서청원’ 양강구도 속에도 그의 3위를 주목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젊다. 각종 최연소 타이틀도 줄줄이 썼다. 2002년 당시 ‘40세 기초자치단체장’(거창군수)과 2004년 당시 ‘42세 광역자치단체장’(경남도지사)은 모두 그의 기록이다. MB정부 때 40대 나이로 국무총리 후보자에 오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김 최고위원은 언행이 분명하고 외모가 준수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남도 행사에서 지사 시절 그가 연설하는 것을 본 후 ‘차기’로 눈여겨봤다고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 김태호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1960년대생인 그는 그렇게 세대교체의 기수로 치고 나왔다.

김 최고위원의 최근 좌충우돌 행보가 의아하게 비치는 것은 이런 화려한 이력도 한몫하고 있다. 그는 ‘거부권 정국’에 들어서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친박계보다 더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여권에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본인에게 득이 될 것도 없고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조차도 의문시할 정도다. 김 최고위원 측은 “여권 분열의 심각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우군은 많지 않아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전에 없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MB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승승장구하다가, 박근혜정부 들어 입지가 좁아지자 조급한 마음에 ‘자기 정치’에 과도하게 나선다는 시각들이 많다.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친박계의 약점을 파고들어 차기 대권을 노린다는 의심이다. 다만 김 최고위원 측은 “친박계와는 따로 교감하지 않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가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지방 무대, 그것도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PK(부산·경남)에서만 잘 나갔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그의 갑작스런 최고위원직 사퇴도 최근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경제활성화 법안의 미처리 등을 이유로 최고위원들과 조율없이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시기도 명분도 목적도 모두 의문투성이라는 지적만 낳았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시 존재감 과시 외에는 결단의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물론 존재감 부각 측면에서는 이번 행보가 꼭 실패라고 볼 수도 없다. 어쨌든 친박계와 비박계 틈바구니에서 ‘김태호’ 이름 세글자를 새기는데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위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은 여권 성향인데, 친박 지지세가 더 높다고 한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는 게 내년 총선을 위해 더 낫다”면서 “중앙에서는 비판이 많지만 지역은 또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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