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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추경예산> '쌍끌이' 경기부양책 무얼 노리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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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동호 기자 = 침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한국경제의 '구원투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등장했다.

경기 회복세가 부진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닥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후유증을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는 추경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와 정치권의 대체적인 기류다.

이번 추경은 대규모 금융보증·융자지원 방안과 패키지로 묶였다. '쌍끌이' 경기부양책이 가동되는 셈이다.

정부는 국채 발행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하는 22조원 규모의 이번 재정보강책이 올해 3%대 성장률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추경 왜 편성하나

올 초 정부는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엔저와 세계교역량 감소 영향으로 인한 수출부진이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정부 안팎에서 추경론이 제기됐지만, 내수가 회복기미를 보였기 때문에 관망세가 만만치 않았다.

정부도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5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진 메르스 사태라는 돌발변수로 내수까지 움츠러들자 추경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일사천리로 편성됐다.

특히 메르스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5월까지 생산과 투자 등 각종 경제지표상 경기회복세가 사실상 꺾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메르스와 가뭄을 넘어선 전반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가 응급 주사약으로 추경을 투입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비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이 2013년 17조원대의 추경 지출 효과를 분석한 결과 당해연도와 이듬해 경제성장률을 각각 0.27%포인트, 0.12%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지수도 각각 0.05%포인트, 0.01%포인트 상승시켰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예기치 못햇던 메르스 사태와 가뭄, 그리스 사태 등 대외불안 요인이 경제 하방 요인으로 적용하고 있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어디에 쓰이나

11조8천억원에 이르는 이번 추경의 재원은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마련된다.

통상 정부가 전년도에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에서도 조달하지만, 최근 수년간 세수가 부족한 탓에 잉여금이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한국은행 잉여금 7천억원, 기금 재원 1조2천억원을 활용하고 나머지 9조6천억원은 신규 국채발행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추경 세출 확대분 6조2천억원은 민생안정과 경기활성화 효과가 큰 사업 가운데 연내 집행가능성이 큰 것들에 투입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우선 메르스 극복 및 피해업종 지원에 2조5천억원이 들어간다.

감염병 관련 장비 및 의약품을 비축하고 메르스 환자나 격리자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데 1천억원이 쓰인다.

음압·격리병상(117개)을 확충하고 직간접 피해를 본 병의원을 지원하는 데에도 8천억원이 투입된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관광, 중소기업, 수출업체 등 업종에 1조6천억원이 지원된다. 타격이 큰 영세 공연업계를 위해서는 5만원 이하 입장권 한 장을 샀을 때 한 장을 덤으로 주는 '1+1(원 플러스 원)' 사업도 도입된다.

정부는 가뭄·장마 대책으로 8천억원을 들여 저수지·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확충하고 총 6개 댐의 치수량을 올리기로 했다.

재해발생에 취약한 노후저수지 408곳은 개보수한다.

농산물 수급불안에 대비하는 700억원 규모의 긴급 수금안정자금이 신설된다.

서민생활 안정에도 1조2천억원이 배정됐다. 이중 9천억원이 청년 일자리 확충 등과 고용안전망 강화에 쓰인다.

취업성공패키지·청년인턴제 등 기존 사업 강화에만 1천746억원이 사용된다.

취업을 먼저 하고 대학공부는 나중에 함께하도록 하는 일·학습병행 지원대상은 5천600명이 늘어난다.

임금피크제 도입과 청년 신규고용을 동시에 유도하는 세대간 상생고용(206억원)이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지원(5천700→1만2천700명)에도 추경이 쓰인다.

정부는 이밖에 내년 완공 예정인 진주-광양철도 복선화, 성산-담양 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올해로 앞당기는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1조5천억원을 쓰기로 했다.

중앙특수구조대 훈련시설을 신축하는 등 소방·안전 인프라에 투자하고, 군부대 시설 정비 등 장병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데에도 추경을 투입한다.

세월호 인양을 통한 미수습자 수색작업 및 사고원인 조사 지원 예산 406억원도 추경에 반영됐다.

◇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정부는 이번 추경의 효과가 2013년의 17조원대 추경과 지난해 재정보강책으로 내놓은 '46조원+α'의 정책패키지보다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3년 추경 규모는 17조3천억원이지만 세입경정이 12조원으로 세출 증가는 5조3천억원 정도였다.

세출 확대 측면에서 올해 추경(6조2천억원)이 9천억원 정도 더 많다.

금융보증 및 융자지원 형태의 작년 정책패키지와 비교해서도 직접 지출이 대부분인 이번 추경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작년 정책패키지에는 정부 출자 등을 통한 보증·융자 여력 증대와 금융기관의 여유자금 활용을 통한 보증 확대 수단이 주로 활용됐다.

추경을 포함한 이번 재정보강 방안에는 4조5천억원 규모의 금융보증·융자지원도 포함돼 '쌍끌이' 경기부양책이 사용됐다.

전체 재정보강 규모도 이번에 22조원 규모로 작년 정책피키지의 12조원보다 2배 정도로 많은 수준이다.

방 차관은 "융자보다 보조가 성장 기여효과가 더 크다"면서 "융자는 통상 6개월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내년도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 예산을 올해 안에 모두 소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2013년 추경의 경우 5월 초에 국회에서 통과됐는데도 불용액이 3조9천억원에 달해 효과가 반감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올해 정부 구상대로 7월 내로 국회에서 처리되더라도 연말까지 주어진 시간은 4개월 정도밖에 안 된다. 2013년보다도 3개월 가까이 짧아진 셈이다.

사업 설계 등 준비 단계에서 상당한 시한을 요구하는 SOC를 최소화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메르스 대책 외에 대부분 사업은 즉각적으로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청년 및 노인 일자리 창출과 투자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 안전여건 개선 등에 투입된다.

SOC는 올해 예산 추가 투입으로 조기 완공이 가능한 사업만 지원 대상에 올려놓았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올해에만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려 정부 전망치인 3.1%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경이 경제회복의 마중물로 효과를 발휘한다면 내년 경제성장률도 0.4%포인트를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6만6천 개의 청년일자리 등 총 12만4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추경안이 예정대로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안을 의결한 국무회의에서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조기 통과와 빠른 현장집행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회에서도 신속히 처리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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