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찹쌀떡·빵야·맨정신'..빅뱅 가사의 미덕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우리 궁합이 찹쌀 떡~", "총 맞은 것처럼 빵야 빵야!", "맨정신이 힘들어."

장기 컴백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그룹 빅뱅의 신드롬을 여러 면에서 분석할 수 있겠으나 노랫말이 갖는 힘도 크다는 평이다. 일상 언어의 역발상이다.

빅뱅이 지난 5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노래들은 음원차트 올킬은 물론 롱런까지 펼치며 팬덤을 넘어 전 대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워낙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룹인 만큼, 음악스타일의 미묘한 변화는 충분히 감지된 것이였다 하더라도 그 가사가 주는 신선함이 두드러진다. 지드래곤, 탑 등 멤버들이 작사에 참여했다.

요즘 노래는 담백하면서도 솔직한 공감의 가사가 많은 사랑을 받는 추세다. 보통 꾸밈없이 담백하면서도 한 순간 '훅' 들어오는 강렬함이 있다. 즉 가사를 어떻게 멜로디 안에서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중요한데, 빅뱅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가사 속에 후크가 있다. 그리고 이는 전연령층에 공감을 준다.

지난 5월 빅뱅 'MADE'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린 '배배(BAE BAE)는 성적이면도 동화적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요동치는 모습이 은유적이면서도 직설적으로 담겼다. 야릇하지만 재치가 넘친다.

"..정신이 망신이야 홀렸어 네게. 피가 한쪽으로 또 쏠렸어 네게. 위험해 살려줘 경찰 불러..너와 몸이 완전 착착 감기네. 찹쌀떡 찹쌀떡 궁합이 우리 우리 궁합이 찹쌀떡 찹쌀떡 궁합이 우리 우리 궁합이". 이런 쫀득한 가사가 몽환적인 무대가 가사와 만나 마치 꿈을 꾸는 듯 독특한 러브송이 된다. 빅뱅 멤버들은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첫 공개하며 '팬송'이라고 소개했다.

6월 공개된 '뱅뱅뱅'은 마초적인 남성들의 모습임에도 귀엽다. 여기에는 '빵야'란 단어가 한 몫한다.

"난 불을 질러 심장을 태워 널 미치게 하고 싶어..총 맞은 것처럼 BANG! BANG! BANG! 빵야 빵야 빵야 BANG! BANG! BANG 빵야 빵야 빵야. 다 꼼짝 마라 다 꼼짝 마. 오늘 밤 끝장 보자 다 끝장 봐. 빵야 빵야 빵야."

'빵야'란 말은 어떤 멜로디보다도 강한 훅이 돼 중독성을 일으킨다. '찹쌀떡'과 마찬가지로 이 노래의 제목이 '빵야'인 줄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일상적이면서도 복고적인 감성을 갖는 이 말은 전혀 새롭지 않은 단어임에도 노래 안에서 굉장히 새롭다.

7월 선보인 '맨정신'은 제목이 팔할을 하는 노래다. "제발 좀 잘난 척하지 마. 알고 보면 네가 제일 불쌍해..돈 쫓다 권력 쫓다 명예만 쫓다 가랑이가 찢어져 자빠질 테니까..사랑 좋다 우정 좋다 말들 하지만 각오해 뒤통수가 시릴 테니까. Hey doctor doctor 날 좀 살려줘요 확 돌아버리겠으니까..맨정신이 난 힘들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맨정신이 난 제일 싫어
너 없인 잠들 수가 없어."

뮤직비디오의 실험적이면서도 경쾌한 이미지들은 이런 맨 정신인 듯 아닌 듯 에너지를 발산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아 노래 가사가 주는 효과를 더욱 살려냈다.

가요 관계자들은 이런 참신함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가장 큰 미덕은 일상적인 단어를 노래의 제목이나 핵심 표현으로 사용, '새롭게 보기'의 의미를 더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맨정신' 같은 건 사람들이 생활에서 정말 아무렇지 않게 쓰는 말 아닌가. 그것을 제목으로 내세웠다는 것 자체가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빅뱅 음악에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찹쌀떡이나 빵야란 단어를 어떻게 가사 안에 풀어 쓸 수 있었는지 놀랍다. 일상 언어의 사소한 표현이 빅뱅의 러브송을 만나 강렬한 심상을 일으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실 무대 위에서 내가 제일 잘났고 내 앞에서 모두 무릎을 꿇으며 내 매력에 안 넘어갈 수가 없다고 '자뻑'을 외치는 대부분의 아이돌 가수들 속에서 "난 루저"라고 조용히 읊조리며 돌아온 자체에서부터가 빅뱅의 남다름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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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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