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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데이터 중심 시대 일부 통신사 요금제는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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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같은 가격에 상대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제공했던 LTE 기본형 요금제와 데이터 특화 요금제인 PDA데이터 슬림 요금제를 전격적으로 폐지했던 SK텔레콤이, 대체 신규 요금제 출시에 매우 소극적이다.

“데이터 중심 시대”, 즉 소비자들이 월 평균 사용하는 데이터 량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의 요금제는 오히려 음성 중심으로 역주행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 당국도, 오히려 음성 중심의 새 요금제 치적 홍보에만 신경쓰는 나머지, 정작 실질적인 ‘데이터 요금제’가 사라지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약정 할인 포함, 같은 실질 가격에 데이터를 더 많이 줬던 LTE 기본형 요금제, 또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쓸 수 있었던 ‘PDA 데이터 슬림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다음달부터 차단한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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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은 LTE 기본형 요금제와 선택 요금제는 비슷한 내용의 ‘T끼리 무제한’ 요금제와 ‘밴드 요금제’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들 요금제는 기본형 대비 음성 혜택만 많을 뿐, 데이터 제공량은 최대 절반까지 줄였다.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여기에 네트워크 속도도 빨라지며, 단위 시간 당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역주행 하는 꼴이다.

미래부와 방통위, 그리고 각 통신사가 자랑하고 있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대표적인 예다. SK텔레콤의 ‘밴드 요금제’ 등 이들 요금제는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푼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기존 요금제 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부가세 포함 월 3만원을 내고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날씨와 버스 및 대중교통, 또 지도어플을 필요할 때 활용하는 것 조차 힘든 수준이다.

SK텔레콤이 이번에 신규가입을 중단시키는 ‘PDA 데이터 슬림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이용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PDA 시절, 월 1만원 정도에 PDA와 데이터를 100% 활용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요금제가, 정작 스마트폰 및 데이터 사용이 대중화 된 지금 전격적으로 폐지된다.

2002년 4월 처음 출시된 PDA 요금제는 월 1만1천원인 표준 요금제보다도 더 저렴한 것이 특징이었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해도 월 8천250원에 그쳐 1만원을 채 넘지 않았다. 가격이 싼 대신 무료 음성, 데이터 통화를 제공하지 않았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PDA를 사용하는 운송 기사나 검침원 등이 이 요금제에 주로 가입했다.

PDA 요금제 가입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태블릿을 가장 저렴하게 유지할 수 있는 요금제가 없어져 아쉽다”는 등의 반응을 넘어, “꼼수 편법 요금 인상”이라는 거친 비난도 쏟아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월 7천원으로 PDA 요금제보다 더 저렴한 ‘사물 인터넷(IoT) 요금제’를 작년 1월 출시했다”며 “PDA 사용자는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SK텔레콤 홈페이지에서 일반인들이 이 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요금제 소개 코너는 물론, 신규 및 변경 가입 코너에서도 이런 요금제는 검색이 되지 않고 있다. 이달 내 홈페이지 개편 시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PDA요금제 폐지 전 마무리 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형 요금제에서 파생된 망내 음성 중심 상품과 음성 무제한 상품은 놔두고, 정작 기본 요금제를 폐지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기존 가입자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요금제 변경조차 불가능해진 만큼 사실상 폐지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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