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劉사퇴 갈등 폭발…욕설·막말 `與 막장 최고위`

댓글 8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김태호 최고위원(왼쪽)의 발언을 제지한 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실을 떠나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눈을 감은 채 계속되는 김 최고위원의 얘기를 듣고 있다. <이충우 기자>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김태호 최고위원) "마음대로 해."(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할 분명한 이유가 있어요. 당을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데."(김 최고위원) "애××들도 아니고 그만해."(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김 최고위원)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의 2일 최고위원회의는 결국 고성과 욕설이 오간 끝에 난장판이 돼 버렸다. 오전 9시에 회의를 시작한 지 35분 만에 김무성 대표는 격앙된 표정으로 회의 중단을 선언하고 퇴장해 버렸다. '막장 드라마'를 찍고 있는 새누리당의 현주소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 등은 당 내홍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태호 최고위원이 나서 "개인의 자존심, 명예, 권력 의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의 안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유 원내대표 사퇴를 다시 요구했다. '권력 의지'란 표현으로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이유를 빗댄 발언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이명박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낸 친이계 출신이지만 지금은 '유승민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그러자 원유철 정책위 의장이 나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갖고 긴급최고위원회의를 한 지 사흘밖에 안 됐다"며 "일주일이 지났는가, 열흘이 지났는가.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맞받았다. 원 의장은 지난 2월 유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 의장에 당선된 비박계 4선 의원이다. 이에 김 최고위원이 다시 나서며 발언 기회를 요구하자 김 대표가 "그만하라"며 버럭 폭발했다.

◆ 金 "당지도부 정도면…에휴"

특히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회의장을 나가며 "김태호, 저 개××"라고 욕설을 했다. 김 실장은 차를 타러 나가면서 "태호야, 너무하잖아"라고 했고, 김 최고위원은 "조용히 안 해"라며 소리를 질렀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나 "지금 당을 파국으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다루듯이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두고 (결정)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고, 유 원내대표도 그런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발언했으면 됐지, 중복 삼복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예의에 벗어난 일이다. 당 지도부 정도 되면… 에휴, 더 말 안 하겠다"고 김 최고위원을 힐난했다.

◆ 수도권 vs TK·충청의원 갈려

유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친박·비박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면서 여당의 내분은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들었다. 당 화합이 이제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아울러 이달 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대표의 리더십도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아울러 당 내홍이 격화되면서 의석 160석의 집권 여당은 사실상 정상적 당무가 불가능한 아노미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총선 진용을 짜도록 지난달 당직자들이 사표까지 냈지만 당직 인선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당정 협의나 국회 법안심사 등도 악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내년 총선 지형에 미칠 영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낮은 수도권 출신 의원들은 K-Y(김무성-유승민) 체제 존속을 원하는 분위기인 반면 박 대통령 영향력이 여전한 충청권과 TK(대구·경북)는 사퇴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신헌철 기자 / 오신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