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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중국 열병식 두달 앞으로…김정은 불참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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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소식통 "가능성 낮다"…'핵문제 갈등'이 최대요인인 듯

연합뉴스

기념촬영하는 김정은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 제1차 정찰일꾼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2015.6.18 photo@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이 9월 개최하는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양측이 최대 쟁점인 핵문제를 놓고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교적 분명한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3월 말 평양에 부임한 리진쥔(李進軍)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가 4개월째 김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베이징 관측통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임 류훙차이(劉洪才) 대사는 2010년 3월 초에 부임해 한 달도 채 안 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접견한 뒤 만찬까지 함께 했던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어색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일부 전문가는 이를 두고 "중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평가까지 한다.

김 제1위원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아프리카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들러 나흘을 묵었지만, 대사관에서 두문불출하며 중국과 접촉 자체를 하지 않은 것 역시 또 하나의 이상신호로 해석된다.

양측이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이후 이어진 냉각 국면을 타개할 절호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서도 이처럼 갈등국면을 형성하는 이면에는 결국 핵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인 리진쥔이 새 북한 대사로 임명됐다는 소식이 발표됐을 때 그가 북중관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들을 쏟아냈다.

결국, 김 제1위원장이 리 대사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비핵화 의지를 보여달라는 중국의 요구를 아예 듣고 싶지 않다는 명시적인 거부 표시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북중 관계에 밝은 한 관측통은 "(북중 양측에서) 여태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 등을 보면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석할 가능성은 추측하건대 낮은 것 같다"며 중국 내 일부 학자들도 방중 불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9월 열리는 열병식에 김 제1위원장 대신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리 참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이 지난달 러시아 열병식 때에도 거의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불참'을 통보한 점을 고려할 때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사무판공실 주임을 역임한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접촉에서 "우리는 그가 러시아의 (방문) 요청을 받아들인 뒤 국내사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가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 중국 요청을 받아들일지 추측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북중관계 냉각의 유일한 이유는 핵 문제고, "그는 (최고지도자) 취임 이래 부친과 달리 비핵화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사실상 핵문제가 방중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장 출신인 쉬광위(徐光裕)는 지난달 홍콩 봉황(鳳凰)위성TV가 주최한 좌담회에서 "그(김 제1위원장)가 만약 오지 않는다면 치러야 할 정치적 대가가 너무 크다"며 방중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점치기도 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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