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한수진의 SBS 전망대] "중국, 의료진 폭력 상상초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대담 : SBS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

▷ 한수진/사회자:

특파원과 함께 글로벌 뉴스를 알아보는 순서, 오늘(1일)은 중국 베이징으로 가보겠습니다. 우상욱 특파원!

▶ SBS 우상욱 특파원:

네, 베이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느 나라나 의료 서비스는 쉽지 않은 숙제인데요, 중국은 무엇보다 의료진에 대한 폭력 사건이 빈발한다면서요?

▶ SBS 우상욱 특파원:

네, 우리나라도 가끔 벌어지는 일인데요.

중국은 상당히 자주 발생합니다. 최근 한 달 동안만 따져도 중국 전역에서 12건의 의료진 폭력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광둥 선전의 한 대학부속병원에서는 입원실 배정 문제로 갈등을 빚은 환자 가족들이 간호사를 집단으로 폭행했고요, 허베이 바오딩의 종합병원에서는 한 노인의 응급처치를 제대로 못했다고 환자와 가족들이 의사를, 산시 위린에서는 새치기를 막는 의사를 환자가 때려 안구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혔습니다. 이밖에도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심지어 의사를 살해하는 일도 있다죠?

▶ SBS 우상욱 특파원:

네, 이달 중순 광시의대 부속병원에서 벌어진 사건인데요, 이 병원 방사선 치료과 과장인 친모 의사가 출근길에 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방화 테러를 당했습니다. 한 남성이 친 과장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인 것인데요, 친 과장은 온몸의 약 35%에 화상을 입어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이 일을 벌인 남성은 3년 전 친 과장으로부터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암 환자였는데요, 최근 암이 재발하자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친 과장은 큰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졌는데요, 중국에서는 매년 1~2명씩 의료인이 환자의 공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도 중국 인구가 14억 명인데, 극히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 아닐까요?

▶ SBS 우상욱 특파원: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사협회가 최근 발표한 '중국취업의사백서'에는 의사의 60%가 환자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비롯한 각종 폭력을 겪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나마 이런 수치는 많이 나아진 것입니다. 지난 2012년에 30개 지역 3백16개 병원의 의료진 8천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무려 96%가 언어 등 각종 폭력을 경험했다고 대답했습니다.

16%는 물리적 폭력을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약 40%는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심각하게 전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당수 중국의 의료인들이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해도 될 정돕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 왜 중국에서 유독 의료인들에 대한 공격이 많을 걸까요?

▶ SBS 우상욱 특파원:

사스 퇴치의 영웅이자 중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의사인 중난산 중국과학원 원사가 지난해 전국인민대회에 참석해 이 문제에 대해 쓴 소리를 했는데요,

중견 의사는 하루 50명 넘는 환자를 봐야 해 환자 1인당 허용되는 진료 시간은 3분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환자는 예약을 해도 3시간 넘게 기다리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중국의 의료 체계가 아직 미비해 지방이나 기초 의료시설이 부족하다보니 대도시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서인데요, 상황이 이러니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제대로 된 소통이 있을 수 없겠죠.

▷ 한수진/사회자:

솔직히 대형 병원의 환자 적체, 그로 인한 서비스의 부실 논란은 우리나라에도 있지 않습니까?

▶ SBS 우상욱 특파원:

네, 사실 중국 의료계에서 불통도 문제이지만 더 큰 병폐는 불신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과거에는 모든 병원이 국영으로 운영돼 환자들이 무상으로 의료 혜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혁, 개방 이후 병원에도 민영화의 요소가 대폭 도입되면서 정부 보조는 상징적 수준까지 줄어들었고 따라서 병원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려 운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과잉 진료, 과잉 처방 등의 문제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의료진에 충분한 보수를 주지 못해 의료인들이 비공식적인 성과급, 이른바 촌지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환자가 의료진을 믿지 못하는 것이죠. 의료비 부담은 최근 10년 동안에만도 3배 넘게 올랐는데 서비스의 만족도는 오히려 불통과 불신으로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으니 환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겠죠. 심하면 폭력까지 쓰게 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 SBS 우상욱 특파원:

네, 우선적으로는 병원의 보안 수준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보안 요원 수를 아예 법으로 정해놨는데요, 의료인 총 인원의 3%나 병상 20상에 1명, 또는 평균 내방 환자수의 0.3%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채택하도록 했습니다. 병원에서 가장 폭력에 취약한 지역인 응급실과 진찰실, 로비 등에는 경비 요원을 상주하도록 했습니다. 또 의료진을 공격할 경우에는 일반 폭력 사건보다 대단히 엄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근본적 병폐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중국 의료계의 폭력 사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지금까지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이었습니다.

[팩트라마] "나는 살인범이 아닙니다!" 15살 소년의 절규

[SBS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현장 뒷이야기 '취재파일']

SBS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들 [스브스뉴스]

☞ SBS뉴스 공식 SNS [SBS 8News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저작권자 SBS&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