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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그리스 교민 "총리 뽑은 손 자르고 싶단 국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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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삼시세끼 걱정중, 설탕도 기름도 동나…"

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하루에 7만원 인출제한, ATM기 앞 장사진
-식료품 사재기 현상, 카드결제도 안받아
-경제붕괴 이유? 관료부패와 묻지마 복지
-청년실업문제 심각, 기껏해야 35만원 월급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기석 (前 그리스 한인회 회장)

현지시각으로 바로 어제,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인 IMF에 빌린 15억 300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9000억원의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인 디폴트에 빠지면서 남유럽발 금융위기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는데요. 지금 바로 그리스를 연결을 해서 공황에 빠진 현지 분위기를 들어봅니다. 김기석 전 그리스 한인회 회장 연결하죠.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기석> 안녕하세요.

◇ 박재홍> 회장님, 지금 그리스 어디에 계신가요?

◆ 김기석> 지금 그리스 아테네의 중심지에 살고 있어요.

◇ 박재홍> 그리스 아테네에 살고 계시네요.

◆ 김기석> 예. 지금 그리스 산 지가 30년 됐습니다.

◇ 박재홍> 30년 세월을 그리스에서 사신 건데. 지금 외신 보도를 보니까 그리스 내의 은행 영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하는데, 언제부터 중단이 된 건가요?

◆ 김기석>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은행에서 영업을 중단했어요. 7월 6일까지 은행이 문을 닫습니다. 일주일 동안요.

◇ 박재홍> 그러면 생계에 필요한 돈은 어디에서 구합니까? 인출이 가능한 건가요?

◆ 김기석> 지금 하루에 60유로 이상은 꺼낼 수 없게 돼 있어요. 한국 돈으로 한 7만원 정도 될 겁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니까 한 사람당, 한 계좌당 뽑을 수 있는 돈이 7만원 정도다?

◆ 김기석> 네. 지금 ATM기 앞에 줄을 서서 꺼내고 있어요. 지금 국민들이 불안하니까 자기가 갖고 있는 은행 돈을 다 빼내고 싶다는 거죠. 그리고 슈퍼마켓에 식료품이고 뭐고 다 바닥이 났어요. 설탕, 스파게티면, 올리브오일 이런 종류의 식료품을 다 사재기를 해버렸어요. 지금 주유소도 마찬가지예요. 주유소도 어떤 주유소는 제가 가보니까 기름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동이 났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니까 돈도 없어지고 식료품도 부족할 것 같으니까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한다는 말이네요.

◆ 김기석> 예, 그렇죠. 불안하니까요.

◇ 박재홍> 그리고 일반 식당에서는 신용카드도 안 받는다면서요?

◆ 김기석> 일반 식당이 아니고 요즘은 호텔도 안 받아요. 호텔도 카드 결제를 먼저 받고나서 나중에 돈을 받으려면 시간도 걸리고 받을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까 안 받으려고 하죠.

◇ 박재홍> 그래요. 주위에 그리스 국민들과 대화도 많이 해보셨을 것 같아요. 어떤 말들 많이 하나요?

◆ 김기석> 지금 그리스 사람들이 총리를 잘못 뽑았다고, 자기가 투표한 본인의 손을 자르고 싶다고 해요. 후회하는 거죠.

◇ 박재홍> 국민들의 후회가 굉장히 큰 거네요. 30년 동안 그리스에 거주하셨던 건데요. 지금 그리스 내의 경제활동이 얼마나 침체됐나요?

◆ 김기석> 엄청나죠. 지금 정확히 얘기하면 부동산 가격이 요 몇 년 사이에 반값이 됐고요. 전에는 이 사람들이 토요일, 일요일이면 다 나와서 외식을 했는데, 지금은 외식도 안 합니다. 절약이에요. 돈이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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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그러니까 그리스의 삶의 패턴을 완전히 바꿔버렸네요.

◆ 김기석> 그렇죠. 저희가 30년 전에 올 때는 그리스 사람들이 어떻게하면 재미있게 지낼까 이런 생각으로 사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정말로 하루 세 끼 먹으려고, 먹는 것을 걱정하는 거예요. 그런 분이 너무 많아요.

◇ 박재홍> 회장님 보시기에 이렇게 그리스 경제가 붕괴한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 김기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첫째는 정부에 있는 분들의 부패가 너무 심해요. 한 가지만 딱 얘기를 하면 외무부 장관이 독일과 잠수함 계약을 했어요. 그런데 잠수함이 바다에 안 가라앉아요.

◇ 박재홍> 잠수함을 샀는데 바다에 안 가라앉는다?

◆ 김기석> 네. 돈을 얼마나 받았으면 그 잠수함이 바다에 안 가라앉아요. 정부에 있는 사람들의 부패가 너무 심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국민들에게 쓸데없이 너무 세금을 걷지 않고 복지를 많이 퍼줬어요. 세금을 걷은 만큼 복지비용을 쓰는 게 아니고 세금 이상의 돈을 많이 쓰니까 그렇게 된 거죠. 예를 들어서 지금 연금기금이 남은 게 하나도 없어요. 연금기금을 다 쓴 거예요. 유로존에서 지금 빚을 탕감 안 해 주면 그리스가 살 수 없어요.

◇ 박재홍> 그렇게 그리스 경제가 심각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이렇게 국가 경제가 붕괴가 되니까 무엇보다 그리스의 청년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던데요. 직접 보시면서 얼마나 심각하다고 느끼십니까?

◆ 김기석> 심각 정도가 아니에요. 우리 한국 같은 경우를 보면 뭐 피자 배달한다, 슈퍼마켓에서 일한다, 커피 서빙한다고 하면 아르바이트 한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취업했다고 합니다. 일자리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제가 아는 그리스 여자가 있는데, 대학 나오고 괜찮았죠. 그런데 직업이 없어서 결혼을 했어요. 그러다 돈을 벌기 위해서 병원에서 간호해 주는 일을 하는데 얼마 받느냐고 물어보니까 300유로를 받는다고 하던데요.

◇ 박재홍> 300유로는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죠?

◆ 김기석> 한 35만원 정도 하겠죠?

◇ 박재홍> 한 35만원 정도...

◆ 김기석> 그러니까 여기의 문제가 뭐냐면 경제가 안 좋다 보니까 큰 회사나 유명한 회사들이 다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니까 일자리가 아예 없죠. 얼마 전에는 한 그리스 아가씨가 제 식당에 와서 밥을 먹었는데 좀 싸게 해 줬어요. 제가 그래서 ‘큰일났다, 너희들이 일을 해야 되는데 그리스가 이렇게 돼서 참 큰일났다.’라고 말하니까 그 아가씨가 저를 보고 울더라니까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내가 ‘너 왜 우냐’고 물어보니까 ‘그리스가 이렇게 되어서 일자리가 없다’라는 거죠. 몇 백 유로 받을 일자리도 없다라는 거죠. 우리들은 괜찮아요, 우리들은 나이가 육십 다 돼서 앞으로 괜찮지만 지금 이 학생들이 그리스를 다 업고 짊어지고 나가야 되는데 어떻게 할 거예요.

◇ 박재홍> 나라 상황이 심각하게 어려운 그런 상황이네요. 이제 7월 5일에 국제채권단이 제시한 개혁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투표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보세요?

◆ 김기석> 찬성이 더 많을 거예요. 유로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겁니다. 왜냐하면 5, 6년 전만 해도 상황이 어떤지 잘 몰랐는데 지금은 판단을 해요.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빠져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찬성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앞으로 계속해서 유로존에 돈도 갚아야 되고 약속을 지켜야 되기 때문에 앞으로 갈 길이 많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 김기석> 제가 볼 때에는 유로존에서 그리스의 부채를 탕감 안 해 주면 그리스가 힘들지 않겠나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해 주셨네요. 선생님, 바쁘실 텐데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기석>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고맙습니다. 전 그리스 한인회 회장인 김기석 씨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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