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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한국전 참전 모습 필리핀 지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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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국과 필리핀 간 우호의 상징이었던 필리핀 500페소 화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500페소 화폐에는 한국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 상원의원 초상이 그려져 있다. 지폐 속 아키노 전 의원은 양손에 펜과 카메라를 각각 들고 있다. 종군기자로 한국전쟁을 취재했을 당시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뒷배경에는 그가 작성했던 '제1기병사단 38선 돌파(1st Cav knives through 38)'라는 제목의 기사도 일부 새겨져 있다. 'Seoul' 'Kaesong(개성)' 등 한국 지명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 중앙은행이 올해를 끝으로 구권 사용을 중단시키기로 하면서 필리핀 지폐에서 한국 이미지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1983년 첫 발행된 이 화폐는 30년간 사용되다 2010년 12월 필리핀 중앙은행이 신권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생산이 중단됐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난 1월부터 구권 유통을 점차적으로 축소시켰고, 올해를 끝으로 구권 사용 자체를 중단할 예정이다.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현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과거 독재자 마르코스를 축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야권 지도자로 마르코스 독재 정권에 대항하다가 암살을 당한 비운의 정치인이기도 하다.

아키노 대통령은 2013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당시 500페소 지폐를 꺼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여주며 아버지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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