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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만리장성 30%가 줄었다…풍화·절도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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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만리장성은 중국 역대 왕조들이 북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방어용 성벽으로 높이 6~9m, 평균 폭은 위쪽 4.5m, 아래쪽은 9m이며 100m간격으로 망루가 설치되어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이 점차 그 위용을 잃어가는 듯하다. 풍화(風化)작용과 돌을 훔쳐가는 사람들의 만행으로 성벽 길이의 30%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인용해 지금까지 만리장성의 3분의 1 정도가 소실됐다고 지난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리장성은 북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기원전 220년 진시황이 쌓은 산성으로 명나라 시대에 완성됐다.

만리장성 길이 축소 원인으로 지목되는 두 가지는 ▲ 풍화작용에 의한 침식 ▲ 돌을 훔쳐간 사람들의 만행 등이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풍화작용으로 없어진 만리장성 구간이 2000km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벽돌 틈에 자라난 각종 식물과 바람이나 비의 영향으로 돌이 깎여나가 없어졌다는 게 중론이다.

만리장성 보존을 위해 활동 중인 한 단체 관계자는 “성벽은 돌로 만들어졌다”며 “비바람에 깎여나가는 걸 우리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구간이 풍화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며 “여름 소나기에도 깎여나가는 곳이 너무나 많다”고 덧붙였다.

만리장성을 방문한 관광객이나 인근 마을 주민들을 질타하는 이도 있다.

특히 허베이(河北) 성 루룽(卢龙) 현 주민들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이들이 벽돌을 깨내 무덤 비석으로 삼거나 집을 짓기 위해 가져다 쓴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당국은 만리장성을 훼손할 경우 벌금 5000위안(약 90만원)을 물리나, 사람들을 막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활동 중인 한 전문가는 “만리장성 훼손을 막기 위한 법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다”며 “훼손 사실이 보고되어도 그때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만리장성은 두 개의 성을 지난다”며 “관계자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총 길이 2700km에 달하는 만리장성은 허베이 성 산하이관(山海關)에서 간쑤(甘肅) 성 자위관(嘉峪關)까지 동서로 길게 뻗어있다. 중간의 여러 지선을 합하면 길이가 6000km까지 달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지난 세월 동안 없어진 부분을 합하면 2만1000km에 달한다는 말도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세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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