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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볼리비아 장관 "교황이 코카잎 씹고싶다고 말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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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교황 방문을 코카잎 합법화에 활용할 듯

연합뉴스

(상파울루·서울=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강건택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볼리비아 방문에서 코카잎을 씹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에 따르면 마르코 마치카오 볼리비아 문화장관은 "(볼리비아의) 고도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코카잎 차를 대접하려고 했으나 교황이 코카잎을 씹고 싶다는 '특별한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교황 성하가 볼리비아 방문 기간에 성스러운 코카잎과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코카잎을 씹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보도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코카잎은 고산병 예방 효과를 갖춰 볼리비아 등 안데스 산맥의 고산지대에 사는 현지인들이 애용한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는 해발 3천600m에 있다.

3천여 년 전부터 코카잎을 재배한 것으로 알려진 안데스 지역 주민들은 이를 '신성한 풀'로 간주해 종교의식에 사용하거나 차, 술, 식용분말, 치실 등의 원료로 활용 중이다.

그러나 코카잎은 마약인 코카인의 원료여서 1961년 유엔이 지정한 향정신성 식물 리스트에 포함됐다.

지난해 6월 볼리비아 방문 중 70세 생일을 맞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코카잎 가루를 넣어 만든 생일 케이크를 받고도 공개적으로 맛보지 않았다.

볼리비아 정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코카잎 합법화의 정당성을 알리는 기회로 이용할 전망이다.

2006년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안데스 지역의 전통인 코카잎 씹는 행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코카잎 양성화 정책을 시행, 코카잎을 이용한 에너지음료와 사탕, 빵, 껌 등의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달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할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 순방에서 볼리비아 교도소, 파라과이 판자촌, 에콰도르 요양원을 찾는 등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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