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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의도적 생화학 공격"…'메르스 확진'에 中 네티즌들 韓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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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30일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진 환자가 13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지난 29일 우리나라 40대 남성이 중국에서 최초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한국을 비난하는 현지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신화망(新華網) 등 현지매체들은 이날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국가위생위)가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에서 한국인 44세 남성 A씨가 메르스 환자로 확진 판정받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국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추가 발생 예방에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광둥 성 보건당국과 남성이 처음 도착했던 홍콩의 보건당국 등은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A씨가 탔던 비행기와 버스 승객들을 비롯한 접촉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중국 현지 네티즌들은 A씨가 출국하도록 놔둔 우리나라 보건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광저우(廣州) 출신의 한 네티즌은 시나닷컴에 게재된 메르스 확진 기사 댓글에서 “한국은 메르스 환자가 비행기를 타도록 냅뒀다”며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濟南) 출신의 또 다른 네티즌도 “한국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의심되는 사람의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지적했고, 상하이(上海)의 한 네티즌은 “비행기와 버스에서 이 남성 근처에 앉았던 사람들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쉬저우(徐州)의 한 네티즌은 “비행기를 타고 온 그 사람이 나쁘다”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이 말한 행동이란 메르스가 우려됨에도 A씨가 보건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비행기를 타 불특정 다수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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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일부 네티즌들은 일부러 우리나라 정부가 비행기를 타도록 A씨를 놔둔 게 아니냐는 무리한 주장도 제기했다. 우리나라가 중국인들을 말살하려 A씨를 ‘생화학 무기’로 이용했다는 다소 과격한 의견까지 나온 것이다.

선전(深圳) 출신의 한 네티즌은 “왜 그런 사람이 중국으로 가도록 허락했느냐”며 “한국 보건당국이 그 사람을 격리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혹시 그 사람은 한국이 만들어낸 무기가 아니냐”며 “의도적인 생화학 공격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네티즌들이 메르스 환자의 입국을 강하게 비난한 건 지난 2003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의 피해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당시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5개 지방에서 약 1200명이 감염되고, 46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특히 광둥 성에서만 사스로 40명가량이 숨져 이 지역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센 이유가 있다.

에볼라 확산을 막으려 서아프리카에 파견됐던 장톈쥔(姜天俊) 중국군 제302병원 전염병센터 부주임은 “메르스 바이러스는 주로 근거리 접촉으로 전염된다”며 “대규모 유행성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다만 “아직 메르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방법이나 백신은 없다”며 예방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CCTV 영상화면·시나닷컴 댓글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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