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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시아판 에어버스 가능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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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4차 한·중 CEO(최고경영자)라운드테이블’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한데 힘을 모아 ‘아시아판 에어버스’를 설립하자고 제안해 이목이 쏠린다.

이 부회장의 이날 제안은 항공기 제조산업의 무한 성장성과 계속되는 역내 항공기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미국의 보잉과 유럽 의 에어버스가 양분하고 있는 항공기 제조산업에 뛰어들어 아시아국가들이 전 세계 항공기 시장을 3등분 하자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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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에 따르면 2013년 5470대이던 아시아 항공기 수요는 2033년 1만5220대로 3배 정도 증가해 세계 총 수요의 36%를 차지할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항공기 제조업은 기술집약형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생산 및 기술 파급효과가 크다. 생산유발계수는 반도체 산업의 약 2.4배, 자동차 산업의 1.8배에 이른다. 부가가치도 선박이나 철도의 약 2배, 자동차의 1.3배에 이른다.

그렇다면 과연 아시아국가들이 항공기 제조산업에 뛰어들만한 역량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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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만으로 보면 충분하다는 게 전경련의 판단이다.

2012년 기준 항공 우주산업 부가가치액 세계 랭킹을 참고하면 중국이 5위로 아시아국가 가운데 가장 앞서 있고, 일본(7위), 싱가폴(10위), 호주(15위), 한국(17위) 순으로 나왔다. 여기다 말레이시아(25위), 대만(29위), 인도(30위), 인도네시아(33위) 등도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중국은 안정적인 항공기 수요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중국 항공 기업인 코맥은 대형 제트 여객기 C919 개발에 성공, 보잉과 에어버스에 수년째 핵심 부품을 공급해 오고 있다. 2009년 이후 중국 천진에서도 200기도 넘는 A320을 조립한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날개 제작 기술과 세계적인 정보기술(IT)관련 배후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A320 날개 하부구조물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보잉사의 신기종 항공기의 설계단계부터 공동개발 참여하고 있다. 경공격기 FA-50, 훈련기 KT-1을 수출하기도 했다. A320 시리즈 항공기의 샤크렛(주날개 끝 부분의 날개 구조물)을 독자 복합소재 기술로 개발하기도 했다. 여기다 무인항공기 분야 기술력은 세계 7위 수준이다.

전경련은 한 중 양국의 강점을 바탕으로 중·단기적으로 중국은 빅3 항공 제조 국가로 도약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를 위한 주요 기술, 부품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 중국이 에어버스 A320 조립과 대형항공기 C919 자체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항공기 최종 조립과 동체 제작을 맡고, 한국이 A320 날개를 독점 공급 계약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날개 부품 제작, 항공기 IT, 무인기 관련 첨단 기술, LCD 패널 관련 분야를 전담하는 식으로 분업생산을 제안하고 있다.

또 일본은 세계 6위 수준의 엔진 제조 역량과 도레이의 탄소섬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엔진과 첨단소재 제작, 정밀 부품 생산을 전담하고, 호주와 인도가 보잉과 에어버스에 부품을 공급한 공업 강국으로서 함께 분업을 도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경련은 한중 항공기 관련업체들이 보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한 뒤 양국 정부에 아시아판 에어버스사 설립을 공식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편 에어버스는 유럽 각국이 미국 보잉에 대항하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로 1970년 세운 회사이다. 세계 항공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독일·프랑스가 각각 38%, 영국 20%, 스페인 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조종석과 바퀴, 독일은 전후방 동체, 영국은 주날개와 수직날개, 스페인은 꼬리날개 및 일부 부품을 개발·생산하고, 프랑스·독일·스페인에서 최종 조립하는 형태로 분업화돼 있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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