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차주경]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이 카메라의 활용 범위 넓히기에 나섰다. 천체, 잠수, 골프 등 특수 촬영 기능을 지닌 디지털 카메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시작은 우주 촬영용 카메라였다. 1960년대, 핫셀블라드 필름 카메라는 아폴로 11호 우주선에 실려 우주 공간과 지구를 담는 데 사용됐다. 달 표면 발자국, 성조기를 꽂는 우주인 등 널리 알려진 사진이 모두 핫셀블라드 카메라로 촬영된 것이다. 이후 미국 나사는 니콘 플래그십 DSLR 카메라 D 시리즈를 우주 탐사용 카메라로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전문 수중 촬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림푸스는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잠수용 하우징 시스템을 선보여왔다. 일반적인 방수 카메라 혹은 방수 하우징은 대개 10m 가량의 수심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올림푸스의 잠수용 하우징은 수심 45m를 지원해 전문 스쿠버 다이버들에게 인기가 높다.
나아가 올림푸스는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과 E-M5 마크 II에 [수중] 촬영 설정을 추가했다. 수중 촬영 시에는 화이트밸런스와 색조가 틀어지고 노출도 어두워진다. [수중] 촬영 설정을 사용하면 색상 변화와 노출 부족 현상을 막고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게 된다.
카시오는 240fps 초고속 동영상 촬영 기능을 활용한 '골프 카메라(엑실림 EX-FC500S)'를 선보였다. 이 제품으로 골프 스윙 모습을 초고속 촬영하면 모니터상에 스윙 각도와 방향이 표시된다. 촬영된 영상과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무선 전송할 수 있어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스윙을 분석할 수 있다. 스윙의 시작과 끝 시점을 자동 검출해 영상 촬영을 자동으로 종료하는 편의 기능도 돋보인다.
카시오는 나아가 클럽 끝에 속도 센서를 장착, 카메라와 연동해 정확한 스윙 분석 및 교정이 가능한 분석 시스템 '풀미엘 카메라'를 선보일 전망이다. 카시오 골프 카메라에는 일본 프로 골퍼의 스윙 동영상도 저장됐다.
니콘과 캐논은 천체 촬영에 주목했다. 캐논은 EOS 10D 라인업 가운데 EOS 20D와 60D에 천체 촬영 기능을 도입한 'Da' 시리즈를 출시했다. 니콘 역시 천체 촬영용 FX 포맷 DSLR 카메라 D810A를 발표했다. 니콘 D810A는 35mm 3630만 고화소 이미지 센서에 천체 촬영용 특수 광학 필터를 장착했다.
니콘 D810A는 단순히 이미지 센서만 교체했던 기존 천체 촬영 카메라와 달리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천체 촬영 시 필수인 롱 셔터 매뉴얼 촬영 기능, 긴 배터리 사용 시간과 메모리 용량만큼 가능한 연속촬영, 라이브 뷰 배율 확대 및 저소음 선막 촬영 등이 그 예다.
디지털 카메라는 빛을 담아내는 광학 기기다. 촬영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기능을 지닌다면, 디지털 카메라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 현미경, 수술용 내시경 등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3D 프린터 & 스캐너와 드론에도 디지털 카메라가 도입되고 있다.광학 및 기계 기술도 발달하고 있는 만큼, 전문 용도로 쓰이는 디지털 카메라는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차주경 기자 reinerre@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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