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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합중국 군사화물은 NO터치’, 탄저균 사태로 ”SOFA개정“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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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치명적인 살상력으로 생물학무기로 이용되는 탄저균이 미군 연구소의 실수로 미국 내 9개 연구기관과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로까지 전달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미군으로 배송된 화물을 검사하지 못하도록 한 SOFA(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SOFA 9조(통관과 관세)는 ‘합중국 군대에 탁송된 군사화물’ 등에 대해 세관 검사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탄저균같은 생화학무기가 국내에 반입되도 우리정부가 파악조차 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또 26조 1항에서 미국 측이 우리 보건복지부에 격리대상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분기별로 신고하도록 돼있는 내용도 현실적 수준으로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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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탄저균과 같은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물질은 반드시 사전통보하도록 하고 세관 검사를 거치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군사전문가는 ”미군이 한반도평화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은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만,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물질의 유출입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는 ”군용기 등 보안이 철저한 군의 운송체계도 아닌 민간운송업체를 이용해 탄저균같은 엄청난 위험물질을 배송한게 어처구니 없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위협 물질 반입 때는 우리 질병관리본부에 통보하도록 돼있지만 이번에는 훈련용 표본으로 알고 탄저균 반입 사실을 정부에 사전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탄저균 100㎏을 대도시 상공 위로 살포하면 100~300만명을 사망시킬 수 있는데 이는 1메가톤 수소폭탄에 맞먹는 수준이다. 1979년 소련에서는 탄저균 유출 사고로 인해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다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사람이 2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레이먼드 오디어노 미 육군참모총장은 28일(현지시간) “현재까지의 조사결과로는 탄저균 표본의 선적이 규정에 따라 진행됐고 이후 과정에서도 인간적인 실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디어노 총장은 특히 “이번 사고로 위험에 빠진 사람이 없다는 것을 99.9%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측도 전날 미 국방부가 미국 내 9개 연구기관과 오산 공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을 실수로 보내 조사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훈련에 참가했던 22명의 요원이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검사하고 항생제와 백신을 투여하는 등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했다”며 “현재 누구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나 주한미군 측은 반입경로나 시점, 구체적인 실험내용, 폐기방법 등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탄저균 표본이 살아있다는 것을 인지한 시점도 공개하지 않았다. 오산 공군기지로 배달된 탄저균이 민간운송업체인 페덱스(FedEx)를 통해 배송됐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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