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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시련의 탈보트를 일으켜 세운 '가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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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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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오빠였다.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1)가 가족 앞에서 보란 듯 우뚝 일어섰다.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역시 가족이었다.

탈보트는 28일 대전 KIA전에서 올해 최고 투구를 펼쳤다. 가장 많은 6⅔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경기 후에는 당당히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팬들의 환호를 받는 탈보트의 모습을 가족들도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4살 된 딸 케이시는 경기 후 아버지를 향해 총총 뛰어가 안겼다. 탈보트는 딸을 끌어안고 승리를 만끽했다.

개막전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며 초반 에이스 모드로 활약했던 탈보트는 그러나 4번째 경기부터 갑자기 무너졌다. 지난달 12일 사직 롯데전부터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5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것이다. 이로 인해 2군에 내려가면서 중도 퇴출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특히 두산전에서 보크 판정에 격분, 퇴장 당한 날은 탈보트에게도 가슴 아픈 기억으로 있다. 아내와 딸이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불명예스럽게 퇴장돼 가장으로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는 야구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것은 역시 가족이었다. 탈보트는 "부진한 투구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아내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줬다"고 아내 줄리에게 고마움을 나타낸 뒤 "예쁜 딸이 있기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나면 야구는 잊고 딸과 놀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고 아빠미소를 지어보였다.

탈보트의 아내와 딸은 시즌 개막 시점부터 한국에 들어와 숙소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홈은 물론 원정까지 탈보트가 등판하는 경기는 빠짐없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다. 지난 주말에는 여동생까지 미국에서 들어와 탈보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화 구단에서도 탈보트 가족이 불편함 없도록 최대한 편의를 봐주고 있다. 덕분에 탈보트에게 향수병이란 전혀 없다.

가족의 힘으로 일어선 탈보트는 이제 마음고생을 어느 정도는 털어낸 모습이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고 기다려준 것에 감사하다. 시즌 전 구단에서 에이스로 기대해줬는데 자격을 갖추지 못한 피칭을 해 죄송했다"며 "팬들께서 외면해주지 않았기에 슬럼프를 극복 중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탈보트에 대해 '기둥 투수'라고 표현해던 김성근 감독은 그를 2군에 보낼 때도 "퇴출 생각은 없다"며 남다른 신뢰를 보냈다. KIA전 승리 후 김성근 감독도 "이제야 탈보트가 제 모습을 찾았다"며 돌아온 에이스의 부활에 반색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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