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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英 '브렉시트' 국민투표 문항공개…"EU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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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남는다'(remain) 단어 질문에 들어가야" 조언

캐머런 총리, 프랑스·독일 정상과 연쇄회동 나서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7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서 EU 국민투표 시행 등 보수당 정부의 주요 입법과제를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이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영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판가름할 국민투표에서 유권자들에게 던질 질문을 공개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 시행 법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의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안은 국민투표가 내년에 시행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놨다. 캐머런 총리는 2017년 말 이전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EU 회원국들과 EU 협약 개정 협상이 마무리되면 시한인 2017년 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국민투표를 시행하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국민투표 질문은 1975년에 시행된 국민투표 때 사용된 질문을 닮았다고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당시 국민투표는 "영국이 (EU 전신인) 유럽공동체(EC)에 남아야(stay)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이번에 질문문구가 이처럼 정해진 데에는 '남는다'(remain)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언이 자리잡고 있다.

의원들이 제안한 이전의 국민투표 시행법안은 "영국이 EU 회원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다.

선관위는 이 질문을 사전 테스트한 결과 "일부" 국민들이 영국이 EU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오인될 위험이 있는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투표 질문 문구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데에는 영국의 운명을 좌우할 중대한 사안인 데다 어떻게 물으냐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BBC는 EU 잔류 지지 세력이 'YES' 진영에서 긍정적인 주장을 함으로써 'NO' 진영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가을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NO(독립 반대)' 결과가 나왔지만 'YES(독립 찬성)' 진영이 'YES' 효과를 본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질문이 짧을수록 'YES'에 투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와 프랑스, 29일 폴란드와 독일 정상들을 각각 만나 EU 협약 개정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다.

캐머런 총리는 "(EU) 개혁, 협상, 국민투표가 올바른 정책임을 믿는다"고 말한 뒤 EU와 영국의 새로운 관계를 위한 협상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에 출연, "다른 회원국들이 협약 개혁 이행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에 우리는 아무것도 배제할 수없다"며 EU 회원국들을 압박했다.

그러나 영국의 EU 협약 개정 시도가 난관에 부닥칠 것이라는 징후들이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캐머런 총리의 방문을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약을 고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유로존 회원국 간 정치적 연합을 강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해먼드 장관도 "중요한 것은 협상을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결과를 얻는 것"이라며 협상이 진통을 겪을 것임을 인정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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