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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사과받지 못한 위안부 소녀의 시간…눈 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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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일본의 공식사과를 받지 못한 채 또 숨을 거뒀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2명으로 줄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은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90) 할머니가 지난 27일 경남 창원 파티마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25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6세가 되던 1941년 집에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갔다. 그는 일본 야마구치 현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이후 대만과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으로 끌려다니며 위안소에서 처참한 생활을 했다. 이후 광복이 되고 1947년께 22세가 되서 귀국했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부산과 마산, 서울 등지에서 생활을 해왔다. 지난 2007년부터는 창원에 사는 여동생(80) 집 옆에 단칸방을 얻었고 정부가 지원하는 생활안정자금 등으로 그동안 굴곡진 삶을 살아 왔다.

그러나 이 할머니는 천식과 패혈증이 심해지면서 지난해 11월 창원 파티마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눈을 감았다. 이 할머니는 생전 “일본이 공식사죄를 하면 얼마나 좋겠나”, “일본이 어떤 놈들인데 사죄를 하겠냐”는 말을 자주 되뇌었다고 전해졌다.

시민모임은 이 할머니의 장례를 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각계 사회단체와 시민 등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9일 오후 7시 빈소에서 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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