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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30배 짜리 암표… 연대 축제 '아카라카'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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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록의 계절' 5월을 맞아 대학에도 활기가 돋는다. 중간고사를 마친 대학생들은 축제의 열풍에 빠진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대학축제에 연예인이 등장했고 대학생보다는 연예인 팬들이 더 많이 대학축제를 찾고 있다. 아마추어의 축제에서 프로 공연이 된 대학축제. 더이상 순수한 열정만으로 치러지지 않고 돈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돈'으로 대학축제를 되돌아봤다.

[[돈으로 본 대학축제-2]1만1000원짜리 입장권, 최고 30만원 호가…응원단 "내년 암표근절 캠페인"]

머니투데이

/사진제공=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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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대학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아카라카)'의 화려함 이면에는 '암표'가 횡행하는 어둠이 있었다.

27일 연세대 응원단 등에 따르면 보통 2만~3만원에 거래되던 아카라카 입장권 암표는 올해 최고 30만원까지 호가했다. 1만1000원짜리 아카라카 입장권 가격이 30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한류스타 그룹 '엑소(EXO)'가 아카라카에 뜬다는 보도가 나온 뒤 엑소 팬들이 대거 아카라카 입장권을 찾으면서 암표 가격이 급등했다.

유명 중고거래 사이트 운영자는 아카라카 암표거래 상황을 두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지금부터 아카라카 티켓 판매글을 올리는 회원들을 강제탈퇴 처리하겠습니다"라며 "배울 만큼 배운 연세대학교 학생들 아주 난리도 아니네요"라고 언급했다.

아카라카를 앞두고 암표거래가 성행한 것은 오래 전부터 해마다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카라카가 재미있는 축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용 가능 인원 이상의 교내외 사람들이 몰린 탓이다.

아카라카 입장인원이 제한돼 입장권 암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눈감아준다고 해도 웃돈이 너무 많이 붙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엑소 팬을 자처한 A씨(16·여)는 "엑소 공연 티켓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기 마련이지만 올해 아카라카 때처럼 수십 배가 붙는 건 본 적이 없다"며 "엑소 단독 콘서트 티켓값이 11만원인데 30만원은 너무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암표거래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기도 한다. 암표거래를 위해서만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 때문에 정작 아카라카를 보지 못 하는 학생이 생길 수 있어서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는 "티켓을 외부인에게 넘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연세대 학생으로서만 살 수 있는 권리를 외부인에게 팔면 그만큼 다른 연세대 학생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전했다.

응원단은 그동안 꾸준히 아카라카 입장권 암표거래를 막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에는 암표거래를 막기 위해 거래 현장을 잡은 뒤 티켓에 '무효' 도장을 찍거나 티켓을 뺐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되레 화를 내거나 협박 전화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특히 온라인 거래의 경우 음성적으로 진행돼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설명이다.

응원단 관계자는 "올해 자체적으로 단속을 실시해 수십 건의 암표거래를 적발했지만 학생들이 시장거래의 자유를 내세워 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한계가 있었다"며 "내년에는 암표근절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minj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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