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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맛집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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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오거리를 사이에 두고 언덕 위 유엔빌리지 쪽과 평지에 위치한 순천향대학병원 근처는 색깔이 묘하게 다릅니다. 오늘은 고급 주택가의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펼쳐진 유엔빌리지쪽보다 서민 맛집들이 많이 남아있는 순천향대학병원 근처로 발길을 돌려볼까요? 오래된 골목에 신구맛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요즈음은 이 지역에 정이 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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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제대로 하는 맥주집 - 레드코티지

레드코티지의 파스타와 라쟈나를 맛보고는 곧장 잡지 미식 담당 후배 기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한남동 수제 생맥주집인데 음식이 대박! 꼭 가봐”. 맥주 맛을 잘 알진 못하지만, 요즘 우후죽순 생겨나는 수제 맥주집들에 대한 필자의 불만은 마땅히 ‘먹을게’ 없다는 것이었다. 나초나 감자칩, 치킨과 냉동피자와 곁들이는 맥주맛이 아무리 환상적인들 무엇하랴? 이런 아쉬움을 달래 준 ‘게스트로펍’이 생겼다. 가정식 음식을 표방하고 있는 ‘레드코티지’는 한남동 35년 토박이가 집 근처에 매일 가고 싶은 식당을 만들고 싶어 오픈한 ‘게스트로펍’이다. 맥주도 맛있고 음식도 맛있는 진정한 의미의 ‘게스트로펍’을 만들고 싶었던 주인은 불 앞에 네 다섯 시간 붙어 앉아 고기를 볶고 졸이고를 반복해 만드는 라구소스에 특별히 정성을 기울였다. 이 풍미 가득한 라구소스를 베이스로 한 요리들이 이 집의 대표 메뉴가 된 것은 당연지사다. ‘딸리아뗄레파스타’(1만3000원)와 고기와 야채 필링 위에 감자를 얹어 오븐에 구워낸 ‘레드코티지파이’(1만5000원), 깊은 풍미가 나는 라쟈나(1만2000원) 등, 오픈한 지 이제 한 달이지만 그의 음식과 맥주를 맛본 이들의 칭송이 이어지고 있다. 정착이 되고 나면 시즌별로 새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음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욕에 가득 차 있는 대표는 조미료를 안 쓰고, 가정에서 만드는 스타일로 음식을 한다. 여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 같은 알찬 메뉴들을 이 가격대에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디저트까지도 직접 주인장이 만든다 하니 맥주집이란 것이 신기할 정도다. “디저트 종류가 두 가지 밖에 없나요?” 했더니 디저트용으로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추천해 준다. 주인장은 사실 오래된 맥주 마니아, 소위 ‘맥주덕후’다. 그가 자신 있게 선정한 병맥주들을 장르별로 15가지 라인업 했는데 숍과 큰 차이 없는 착한 가격이 큰 장점이다. 탭 맥주가 카운터 위 전광판에 게시되고 있는데 네 가지가 오늘의 추천맥주다. 도수와 스타일이 달라 여러 잔 맛보려면 1번부터 4번순으로 시음할 것을 권한다. 탭맥주의 가격도 잔에 6000원부터라 기존의 수제 맥주집들과 비교할 때 품질은 물론 가격 면에서도 월등하다. 국내외 유수 크래프트 비어 브루어리에서 양조한 신선한 맥주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인 ‘레드코티지’는 맥주가 주인공, 음식이 조연이 아닌 음식과 맥주가 조화롭게 잘 어울러져 있는 곳이다. 평일엔 6시부터, 주말엔 오후 2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77

영업시간 평일 17:00~01:00 평일 / 금토일 14:00~02:00 문의 02-790-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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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히든플레이스 - 야스라기

마쯔야마 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재일교포 의사가 직접 요리해 오사카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병원 정문 맞은편에 위치하지만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 아는 사람들만 아는 맛집, 필자도 꽁꽁 숨겨놓고 아무에게나 풀지 않았던 비밀 리스트다. 요리 경력 30년, 지금도 의사와 요리사, ‘양다리’를 고수하고 있는 조희칙 씨가 깐깐하게 주방을 지키고 있다. ‘이자카야’는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는 만큼 제대로 된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저녁은 예약제로, 메뉴는 주방장이 알아서 맛있는 것들로 내어 준다는 ‘오마카세’만 운영하고 점심은 간단한 단품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 스타일 중화냉면(1만3000원), 덧밥, 초밥, 라멘 등이 그것들이다. 오사카 정통요리인 야키소바,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뿐만 아니라 특제소스로 만든 스키야키도 일품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60 2층

영업시간 11:00~14:30 / 17:30~22:00 (일 휴무)

문의 02-749-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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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매콤 냉면명가 - 동아냉면

매운맛으로 유명한 한남동 냉면집이다. 맵다 맵다 해서 긴장했으나 비빔냉면 맛은 긴장할 정도는 아니었다. 인기 집이니 줄 서는 건 기본이지만 매장이 넓어 자리가 금방 나온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카운터에서 주문과 계산을 마친다. 그러고는 구수한 육수를 가져다 테이블에 세팅하는 것, 앉기가 무섭게 빛의 속도로 나오는 냉면은 한국인의 급한 성격에 잘 맞는다. 잘 비벼 한입 베어 물으니 얼얼한 매운맛 끝에 달달한 맛이 느껴진다. 호불호가 갈릴 맛이긴 하지만 가끔 생각날 것 같다. 주문할 때 단맛이 싫으면 꼭 이야기해 달라고 한다. 비빔냉면 소 5000원, 대 6000원, 만두 5000원.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5-1

영업시간 09:30~10:00 월 휴무 문의 02-796-7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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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고 퀄러티 있는 한 끼-셉템버16

요리와 여행, 미식과 와인을 즐기는 부부가 센스 있게 꾸며놓은 ‘셉템버16’이 골목의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모던한 스타일의 새 빌딩에 들어선 ‘셉템버16’은 비밀스러운 분위기의 정원이 있어 근처 직장인들이 식사 후 커피를 마시러 들르거나, 미팅 장소로 애용되곤 한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운치 있는 레스토랑&와인바로 변신한다. 남편은 절친 프랑스 친구들과 오랫동안 요트를 타며 터득한 미각과 요리 솜씨로 양고기 코스 디너와 와인을 담당하고 있고, 에르메스, 리츠칼튼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거친 센스 넘치는 부인은 낮 시간을 책임지고 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옮긴 심플하면서 퀄러티 있는 음식들은 외국을 다니며 수집한 예술적인 접시에 담겨 나온다. 촉촉한 프렌치토스트(1만2000원), 홈메이드 리코타치즈샐러드(1만2000원)는 런치메뉴로, 남편의 양고기코스 디너(8만원)는 하루 전 예약이 필수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1길 16

영업시간 11:00~24:00 (일 휴무)

문의 02-79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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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안의 일식 고수 - 하즈벤

신라호텔 일식당 출신의 셰프가 운영하는 벤또, 초밥, 덧밥 전문집 하즈벤을 소개한다. 이층엔 술집인 ‘이자카야’와 ‘가이세키’ 중간 즈음에 위치하는 가정식 손님맞이 수준의 ‘갓포요리’(삶아 조리하는 일본식 조리법)집 하즈 키친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하즈벤과 하즈키친의 요리는 안전하고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것,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다. 하즈벤의 음식은 질 좋은 식재료들 특히, 최고급 쌀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 때문에라도 기본 점수를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속이 꽉꽉 들어찬 유명한 이단도시락 메뉴들, 사시미벤토(1만5000원), 스테이크벤토(1만5000원), 돈가스벤토(1만3000원) 등은 생긴 것만 봐도 먹음직스럽다. 2층에 위치한 하즈키친의 오마카세는 10가지가 넘게 나오는 맛깔스런 코스요리가 5만7000원이니 가성비 좋은 구성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1길 20

영업시간 11:30~14:30 / 17:30~23:00(명절휴무) 문의 02-797-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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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집의 장인정신 - 코끼리만두분식

3000원 짜리 만두 두 개를 시켜 포장해 가는데도 사람 수 대로 요구르트를 챙겨 넣어 주는 인심 좋은 분식집 코끼리만두분식은 언제 찾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외관은 작고 허름해 보이지만 새벽부터 바지런하게 피를 밀어 손으로 하나하나 빚어내는 만두에는 장인정신이 녹아있다. 그렇게 만든 김치만두, 고기만두, 왕만두, 군만두는 분식집 만두맛이 아니라 딱 집에서 만든 듯 슴슴한 간의 엄마 손맛이 난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만두를 빚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이 넘었다고. 상호명은 흔하지만 코끼리만두분식은 이 집 딱 하나 밖에 없다. 김밥, 쫄면, 라면, 떡볶이 등 분식집 전통 메뉴들도 다 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41-9

영업시간 07:00~24:00 문의 02-79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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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넘치는 해산물 요리집- 수족관

통문어숙회로 유명한 맛집이다. 수족관은 재즈 편곡 작업을 했던 이색 경력의 박태민 셰프가 있는 자연산 해산물 요리집이다. 영국 생활로 다져진 글로벌 감각으로 친구들과 합심해 운영하고 있는데, 가로수길에 1, 2호점이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아니다. 1호점은 조개찜 전문, 2호점은 관자, 꼼장어, 김치의 삼합 전문으로 좀 더 왁자지껄한 선술집 분위기이다. 한남점은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와인이 어울리는 해물 레스토랑이다. 문어숙회는 사이즈가 큰 피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쓰는데 100g 단위로 무게를 달아 싯가로 판매하며 700g~1kg이 일반적이다 (5월 중순 현재 100g당 싯가 9000원~1만원 내외). 부드러운 조개 수프로 속을 덥히고, 본격요리를 주문해 보도록 하자. 볶음밥, 홍합떡볶이 등의 배부른 메뉴들도 있어 술도 먹고 식사도 하고 싶을 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57-160

영업시간 18:00-01:00 문의 02-790-9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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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기 잡는 날 - 청기와 미래회관

도축을 직접 하는 정육점 식당의 좋은 점은 질 좋은 고기, 저렴한 가격이다. 한남동 골목 안에 위치한 청기와 미래회관도 정육식당이다. 고기 잡는 날은 단골손님들에게 문자서비스를 하기도 하는데, 오래된 손님들이 많아 인기 부위는 순식간에 동이 난다. 근처 직장인들의 베스트 메뉴는 가격 부담 없는 제육백반(6000원), 김치전골 등인데 특히 1인분에 80g의 고기가 들어가는 김치전골은 가격이 5000원이라 고마운 생각까지 들 정도다. 전라도식의 찬도 맛깔스럽고 주인장의 시원시원한 서비스도 마음에 드는 집이다. 한우 암소만 취급해 이 동네에서 고기 좀 먹는다 하는 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사골국물을 사가는 단골들, 직장인 회식도 많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57-174

영업시간 10:00~22:00 문의 02-793-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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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의 작은 이탈리아 - 파올로데마리아

2년 전 서래마을에서 한남동으로 이사 온 파올로데마리아. 그간 사업을 확장해 토리노의 IFSE 요리학교의 한국 분점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현지 스타일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순식간에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 느낌을 준다. 생면 파스타와 나폴리 스타일의 피자, 트롤리 스타일의 디저트가 유명한데, 파올로 셰프는 모든 메뉴들을 100% 홈메이드로 만들고, 재료마다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하다. 오렌지크림과 새우가 들어간 파스타인 가레띠(2만4000원)와 포르치니버섯크림이 들어간 튀긴 라쟈나파스타(2만8000원)가 추천 메뉴, 디저트 트롤리는 1만2000원에 세 가지, 2만4000원에 여덟가지 디저트들을 모두 맛볼 수 있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코스 런치는 3만원부터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31길 13

영업시간 11:30~14:30 / 17:30~22:00

문의 02-599-9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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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 강력 추천 - 홍두깨 칼국수마당

푸짐하고 맛있다고 동네 사람들이 앞서 추천한 집이다. 샤브칼국수와 바지락칼국수 사이에서 한참 고민하다 샤브칼국수를 선택했다. 미나리와 버섯이 가득 올려진 사골 육수가 끓으면 선홍색 샤브샤브 고기를 살짝 익혀 먹는다. 고기를 다 먹을 즈음 신선하고 깨끗한 생면을 투하한다. 매일 손으로 밀어 만드는 면발이라 과연 다르긴 다르다. 칼국수와 환상의 조합인 아삭한 생김치도 일품이다. 자작해진 국물에 밥까지 비벼주는 서비스, 배가 불러도 결국은 바닥을 박박 긁게 만드는 이 마성의 샤브칼국수가 겨우 7000원이다. 미니보쌈이 곁들여 나오는 바지락칼국수도 7000원, 달콤매콤한 밀면은 5000원이다. 메뉴판을 더 들여다 보니 보쌈과 만두전골도 있다. 반찬은 물론 만두도, 밀면 국수도, 모두 직접 만든다 하니 자주 들러 다 맛보고 싶어졌다. 한남동 주민이 성실히 운영하는 동네 칼국수집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31길 19-6

영업시간 11:00~22:00 (둘째 넷째 일 휴무) 문의 02-795-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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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통의 오불사 - 해남갈비

오불사는 해남갈비 오징어의 대표 메뉴로 오징어주물럭, 불고기, 당면사리의 군침 도는 조합이다. 해남갈비는 돼지갈비와 오징어요리로 이 자리에서만 35년 동안 장사를 해온 터줏대감이다. 오불사를 주문하면 불판에 호일을 깔고 빨갛게 양념이 잘 밴 오징어 주물럭, 불고기 당면사리를 넣고 지글지글 볶는데 수북이 올려진 파무침과 콩나물도 오불사의 조연 역할을 훌륭히 해낸다. 나중에는 공기밥 비벼 먹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매콤 달콤, 자극적인 맛이 그리운 날, 생각나는 집이다. 오불사(2인 기준 2만4000원), 오징어주물럭 1만원, 오삼주물럭 1만원.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 21길 27

영업시간 11:00~23:00

문의 02-795-2300(명절휴무)

[글과 사진 조은영 여행작가((주)어라운더월드 대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80호(15.06.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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