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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후아유' 전교 1등 엄마들은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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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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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권지영 기자] 전교 1등 엄마가 또 문제다. 자식에게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는, 마치 자식을 소유물 쯤으로 생각하는 듯한 엄마의 모습이 또 한 번 진지하게 그려졌다. 이번에는 사교육 숨은 권력자 '강남 돼지 엄마' 김정란이 이다윗을 벼랑끝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는 민준(이다윗 분)의 이상한 행동이 감지됐다. 민준은 발표 수업에서 자신의 조 발표 내용이 담긴 노트북이 고장나자 다른 친구들의 노트북 두 대를 고의적으로 포맷시킨 범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 민준은 경쟁의 압박 속에 자신도 모르게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민준은 반 친구들과 적당히 친분을 유지하고 적당히 거리를 둔 시니컬한 성격의 전교 1등으로, 다른 사람의 일에 깊이 연관되지 않으며 공부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에만 몰두하는 '쿨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여유롭지 않은 집안 사정에도 자신의 교육에만 매달리고 집착하는 엄마 정민(김정란 분)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 그가 하라는대로 움직여주는 충실한 아들로 살아가는 것.

민준은 교육을 위해 강남에서 월세살이를 하는 정민을 위해 공부에 공부를 거듭하고, 자신이 잘할수록 밖에서 큰소리 치고 다니는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버티는 듯한 어른스러운 모습이다. 하지만 소수점 차이 점수에도 얼굴 표정이 확확 바뀌는 그의 엄마 때문에 민준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건 그가 곧 폭발할 날을 암시하는 것 같아 긴장감을 높인다.

'학교'의 지난 시즌인 '학교2013'에서도 공부에 집착하는 엄마와 그로 인해 힘든 전교 1등의 고민이 심도 있게 다뤄진 바 있다. 잘 생기고, 공부 잘 하고, 성격 좋은 모범생 민기(최창엽 분)는 밤 10시 정각이면 엄마(김나운 분)가 무조건 데리러 오기 때문에 별명이 신데렐라였는데, 그는 치맛바람이 센 엄마가 불법적으로 구해온 시험지에 시험을 포기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으로 그의 고민을 엿보게 했다. 이후 자신을 계속해서 공부로 압박하는 엄마 때문에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지만, 다시 생각을 고치고 본인의 꿈을 향해 가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기 엄마의 욕심 때문에 민기의 형이 방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히키코모리 신세가 됐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등, 무리한 부모의 욕심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줘 충격을 안겼다. 자식을 향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관심이라고 해도 그것이 무리하다면, 받는 쪽에서는 폭력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일등부터 꼴등까지 한 공간에 앉아있는 아이들. 전교 1등도, 왕따도, 평범한 아이도, 일진도, 기억을 잃은 아이도, 모두 나름의 고민이 있고, 어른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전교 1등의 곁에서 S대를 가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어른들이 보이는 공통된 욕심은 어쩐지 더 서글프다. 이는 오로지 엄마 자신의 만족을 위한 주문이기 때문. 공부를 하는 게 본분일 수 있는 학창시절을 다루고 있지만 과한 욕심에 병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S대 문턱을 넘어도 행복해지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씁쓸함을 남긴다.

jykwon@osen.co.kr
<사진>'후아유-학교2015', '학교2013'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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