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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김기종 "리퍼트는 풋내기…김일성은 20세기 민족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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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우리마당 통일문화연구소’ 소장 김기종(55)이 지난달 구치소에서 지인과 면회한 자리에서 리퍼트 대사를 “풋내기”라고 지칭하며 “외교 경륜도 없는 마흔 갓 넘은 애가 세계 제일의 전략 요충지에 파견된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북한 김일성에 대해선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했다.

이 말은 김기종의 지인 A씨가 지난달 8일과 9일 서울 구치소에서 그를 면회하면서 녹음한 것이다. 본지는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김은 밝은 목소리로 리퍼트 대사와 자신이 김일성을 인정한 이유 등에 대해 얘기했다.
조선일보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이 지난 3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은 리퍼트 대사에 대해 “오바마보다 나이 더 먹은 국무부 직원을 (한국에)파견해야지 마흔 살 먹은 애를 파견한 것”이라며 “풋내기”라고 했다. 김일성에 대해선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말한 뒤 “이는 (내가)노태우 대통령 시절 통일 정책대학원을 다녔는데, 거기엔 안기부와 통일부 직원들도 다녔다. 그 사람들과 토론하며 김일성에 대해 정리하다 보니 만든 결론”이라고 했다.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숭실대학교 통일 정책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김정일과 김정은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김정일은 북한 동포를 말살시킨 사람”이라며 “자기 아들(김정은) 스위스로 유학 보낸 것도 (급변 사태 등이 생길 시) 언제 도망칠지 모르니까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북한에 세습이 될지 몰랐다”는 말도 했다.

북한 체제 찬양 등 이적성이 의심되는 서적 등을 가지고 있는데 대해서는 “나는 대통령 자문위원도 했었다”며 “학자로서 모든 서적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을 지냈다.

A씨가 그에게 “몸이 좀 나아졌네”라고 하자, 그는 “밥 열심히 잘 먹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엔 몸이 아프다며 현장 검증 참석을 거부했고, 지난 20일 공판 때는 다리 깁스를 한 채 나타나 “이 사건 후 왼쪽 팔꿈치와 오른쪽 발목에 골절을 입었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서울 구치소 의무관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 했었다. A씨는 “김씨의 혈색이 좋고 목소리도 꽤 밝았다”고 했다.

김기종은 지난 3월 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목 등을 향해 수차례 흉기를 휘두르고 강연을 방해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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