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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싸울 의지없다" 비판에 이라크·이란 반발…미부통령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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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이라크 라마디 점령을 둘러싸고 '반(反) IS 전선' 내부에서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군이 싸울 의지가 없었다"는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의 공개 발언에 이라크와 이란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사드 알하디티 이라크 총리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카터 장관이 잘못된 정보를 받은 것 같다. 지상전 상황은 (카터 장관의 발언과) 다르다"라며 "한 번의 전투에 근거해 육군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고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군은 IS에 맞서 싸울 의지가 있었지만 어딘지 모를 곳에서 나타난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의 맹공격에 직면하게 됐다"며 IS의 차량폭탄 전술을 당해내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IS의 약진을 틈타 이라크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이란도 끼어들어 '미국 책임론'을 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 카심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미군은 IS 극단주의자들의 라마디 침공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미국이) 공범이라는 것 말고 다른 해석이 가능하겠나"라며 미국을 맹비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란을 제외하고는 IS의 위협에 맞설 나라는 없다"며 이란의 역할 확대를 시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직접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와 통화하며 수습에 나섰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은 알아바디 총리에게 "이라크군이 지난 18개월간 보여준 엄청난 희생과 용기에 감사한다"며 "이라크의 반격 작전 준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또 라마디 탈환을 포함한 이라크군의 IS 격퇴 작전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앞서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2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디가 IS에 함락된 것에 대해 이라크 정부군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이라크 정부군이 싸울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카터 장관은 "당시 라마디의 이라크군은 숫자상으로 IS에 전혀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훨씬 많았지만 IS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며 "분명히 드러난 것은 이라크군이 싸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정부군에 대한 지원의 종류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오면 (백악관에) 제안을 하겠지만, 이번에 라마디에서 일어난 일은 이라크군의 전투의지가 없어서 생긴 일"이라고 강조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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