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Oh!쎈 초점] 방송사 일베 자료 오용 실수, 근절 못하나 안하나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표재민 기자] 근절 못하는 것일까. 안하는 것일까. 보수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 특정인 비하 목적으로 만든 자료가 방송사에서 오용하는 실수가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있다.

‘일베’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비하 자료는 요즘 단골 방송사고. 지난 24일 SBS는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8뉴스’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음악을 삽입해 논란이 일었다. SBS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BS 뿐만 아니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가리지 않고 뉴스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이 같은 오용이 반복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있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MBC는 ‘일베’ 자료 오용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MBC 내부적으로 외부 자료 활용시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라는 지침이 내려지기도 했다.

사실 뉴스 프로그램은 외부 자료 사용이 많은 구성. 한 대학교의 로고를 사용해야 할 때, 해당 대학교에 들어가 로고를 다운로드해서 삽입하면 ‘일베’에서 악의적인 의도로 만든 비하 자료를 활용할 일이 없다. 많은 네티즌이 왜 ‘일베’ 이미지를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진은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대학교 이름을 검색해 바로 나오는 자료를 활용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촌각을 다투는 제작 과정에서 좀 더 빠르고 편하게 작업을 마치기 위해 신중한 자료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 이 때문에 ‘일베’가 의도적으로 올린 비하 자료를 방송에 활용하는 일이 많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25일 OSEN에 “필요한 자료의 원본을 찾아서 삽입을 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다들 제작상의 편이를 추구하다보니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자료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일베 자료 사용이 워낙 문제가 되면서 다들 공식 자료를 사용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SBS가 이번에 ‘일베’ 자료를 활용한 것도 기존 로고나 이미지가 아닌 노래다. SBS는 앞서 거듭된 ‘일베’ 이미지 오용 논란에 "이미지 사용과 관련한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자사 DB에 등록된 이미지만 사용하도록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관계자는 "대부분 제작진들이 사진을 고를 때 우선순위가 화질이다. 선택한 사진이 일베 관련 이미지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내부 DB에 등록된, 검증된 이미지만 사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외주 제작사에도 협조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미지에 있어서 ‘일베’ 자료 오용에 대한 주의는 기울였지만, 미처 노래까지 퍼져있을지 몰랐을 가능성이 높은 것. 그야말로 ‘일베’ 주의보라도 내려야 할 판이다. 실제로 최근 2년 사이 방송사의 ‘일베’ 관련 자료 오용은 로고나 이미지였다. 워낙 ‘일베’ 사용자가 많고 비하 자료를 많이 제작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고 있어 방송사의 주의 노력에도 거듭되는 오용 실수가 벌어진다.

이번 ‘일베’ 자료 오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심지어 반복되는 실수로 인해 단순 실수가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의 시선까지 더해지고 있다. ‘일베’에서 만든 자료는 특정인을 비하하는 목적이 상당해 명예훼손 가능성이 높다. 공공재인 방송을 전파하는 방송사의 무거운 책임의식이 필요할 때다.

한편 SBS는 25일 올린 사과문에서 “해당 영상은 즉시 삭제하고 노무현재단 측에는 즉시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방송되지 말아야 할 영상 효과음이 어떤 이유로든 전파를 타게 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라고 밝혔다.

또 "해당 음악이 방송되게 된 경위는 신속히 파악한 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며 "고 노무현 대통령과 유가족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jmpyo@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

[2015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요지경세상 펀&펀][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