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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무뢰한' 전도연 "칸의 여왕, 극복하고픈 수식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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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뢰한'의 주연배우 전도연. 오승욱 감독이 연출한 '무뢰한'으로 네 번째 칸영화제 진출에 성공한 배우 전도연이 프랑스 팔레 데 페스티발 해변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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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럽고 극복하고 싶은 수식어입니다."

배우 전도연이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 제작 사나이픽처스, 배급 CGV아트하우스)으로 네 번째 칸영화제 입성에 성공했다. 사람들은 그를 향해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를 더욱 공고히 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지만, 정작 본인은 부담스러운 눈치다.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에 대한 소회를 묻자 '부담'이란 단어가 먼저 나오니 말이다.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작 심사위원, 2010년 '하녀'로 칸영화제 진출, 2007년 '밀양'으로 제 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난 전도연은 올해 '무뢰한'으로 또 한번 프랑스를 찾았다. 올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무뢰한'은 1997년 '초록물고기'를 연출했던 오승욱 감독이 1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일찍이 두 사람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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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멜로물 '무뢰한' 전도연은 극 중 술집 여자 김혜경 역을 맡아 선굵은 연기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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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그린 하드보일드 멜로물로 국내 개봉은 오는 27일이다. 극 중 전도연은 살인자 박준길(박성웅 분)과 형사 정재곤(김남길 분) 사이에 흔들리는 술집 여자 김혜경 역할을 맡았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니스 팔레 데 페스티발 드뷔시 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 '무뢰한' 속 전도연은 '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만큼 파격적인 연기로 또 한번 박수를 받았다. 기대한 만큼의 뜨거운 반응은 아니었지만, 전도연의 연기력만큼은 기대한 것 이상이란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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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뷔시 극장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 '무뢰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무뢰한'은 팔레 데 페스티발 드뷔시 극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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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인 16일, 영화 속 주인공인 그를 팔레 데 페스티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특유의 웃음소리로 인사를 대신하며 취재진 앞에 선 '칸의 여왕'. 그와 나눈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 네 번째로 칸 영화제를 방문하게 됐는데요. 이젠 '내 고향'만큼 편안할 거 같아요.

"굉장히 편안한 마음으로 올 줄 알았는데 막상 오니까 부담은 커요. '작품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가장 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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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표 애교 눈웃음' 전도연은 인터뷰를 통해 월드프리미어 당시 느꼈던 긴장감을 솔직히 털어놨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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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그래도 월드프리미어 상영 당시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진 않았어요.

"그러니까요(웃음). 감독님이랑 (김)남길이랑 상영 전에 우스갯소리로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 상영 후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더라, 우리도 그럴 수 있는데 그럼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런 농담을 하고 극장에 들어갔거든요(웃음).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기도 전에 관객들이 나가는데 당황스럽더라고요(웃음)."

- 하하하. 솔직하시네요. 작년엔 심사위원으로 다른 작품을 평가하는 입장이었는데.

"평가를 하는 것도, 평가받는 것도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것 같아요. 양쪽 다 마음이 편하지 않거든요. 지나고 나면 모든 게 후회로 다가오는 것, 그건 공통점이에요. 그리고 이번에도 영어공부를 좀 더 많이 하고 올 걸 후회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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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 전도연. '무뢰한' 상영 후 전도연을 알아보는 현지 시네필은 그를 향해 사진 촬영과 사인요청을 해 전도연을 향한 현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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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됐든 칸영화제 네 번째 진출이란 타이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영화 없이 관광으로 칸 영화제에 오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도 간혹 받긴 하는데 그건 싫어요(웃음). 안 그래도 작아 보이는 내 존재가 더 초라해 보일거 같아서죠. 그런 점에서 네 번째 진출은 감사한 일이죠. 아무해도 기분이 좋은 일은 현지에서 인터뷰할 때 외신기자나 현지 팬들이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거나 사인을 요청할 때예요.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큰 자극을 받아가요."

- '칸의 여왕'이란 수식어, 본인은 어떻게 느끼는지 가장 궁금해요.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극복하고 싶은 수식어예요. 더 좋은 상을 받아서 극복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더 좋은 작품으로, 더 좋은 연기로 극복하고 싶다는 의미예요. 솔직히 한국에서야 저를 '칸의 여왕'이라 부르지만, 칸에서 누가 전도연을 '칸의 여왕'이라 부르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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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란? 배우 전도연은 칸영화제의 의미를 '자극' 혹은 '팔로우'라는 말로 표현했다.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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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도연 씨에게 칸 영화제란 어떤 의미인가요?

"내가 누구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하는 자극제. '칸의 여왕'이 그렇듯, 내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떨쳐낼 수 없는, 내 삶과 함께하는 곳이 칸 영화제죠. 내가 앞으로 어떤 여배우로 살아가야 할지 '팔로우' 해주는 수식어가 '칸의 여왕'이고 내게 자극을 주는 곳이 바로 여기, 칸 영화제예요."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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