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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독재 항거' 엘살바도르 로메로 대주교, 복자 칭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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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성인 직전 단계…순교 인정 3개월여만에

연합뉴스

(AP=연합뉴스) 한 가톨릭 신자가 23일(현지시간) 고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복자 칭호 부여식이 열린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로메로 대주교의 초상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1970년대 후반 엘살바도르에서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다가 1980년 암살당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23일(현지시간) 가톨릭 교회의 '복자'(福者) 지위를 얻었다.

복자는 가톨릭에서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여 공적으로 공경을 받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존칭으로, 성인의 바로 전 단계 지위다.

엘살바도르 가톨릭 교회는 23일(현지시간)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기념식을 열고 고(故) 로메로 주교가 복자 지위에 올랐음을 공식 선포했다.

AFP통신 등 언론들은 이날 기념식에 25만 명 이상의 교인과 시민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명을 통해 "순교한 대주교에게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느낄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시복(복자 칭호 수여)를 축하했다.

로메로 대주교는 '소리없는 자들의 목소리'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로 약자 보호에 앞장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해방신학'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이로 인해 그를 순교자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정치활동을 하다 희생된 사람인지에 대해 가톨릭 교회 안에서는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결국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시복 심의가 "교황청 시성성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고, 지난 2월에는 로메로 대주교가 순교자로 공식 선포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낸 성명에서 "로메로 대주교는 자신이 목격한 악에 두려움 없이 맞섰다"고 치하했고,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로메로 대주교가 "극심한 분열과 슬픔의 시기에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고 축하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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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23일(현지시간) 고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에 대한 시복식이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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