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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KBO리그 공인구 원산지 이상無...단일구 선정 진행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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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KBO리그에 공인구를 납품하고 있는 야구공 제조업체들이 원산지를 속인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과거 2010년부터 2014년 2월까지 일어났던 일로 최근 2년간은 제대로 된 원산지가 표기되고 있다. 일부에 잘못 알려진 것처럼 최근까지 각 구단들이 원산지를 속아 공인구를 납품받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KBO는 여러 논란을 막기 위해 이르면 올해 8월까지 단일구 지정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단장 송승섭 서울고검 검사)은 22일 야구공을 제조하는 S사 대표 라모(66)씨, B사 대표 유모(52)씨, M사(현재 I사) 대표 김모(54)씨를 모두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4년 2월까지 각각 스리랑카 혹은 중국에서 제조 과정을 거친 공을 제대로 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구단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납품한 공에 원산지 표기 없이 KBO 로고와 회사 로고만을 인쇄해 공급했다.

매일경제

사진=MK스포츠 DB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 6월28일 국세청이 원산지 표기 없이 야구공을 유통한 제조업체에 과징금 1억300만원을 부과하면서 해당 사건이 알려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점 작업 라인의 일부 혹은 대부분이 중국과 스리랑카 등지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에도 해당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이후 검찰과 경찰이 뒤늦게 2014년 내사에 들어가면서 최근 이들이 기소된 것이다.

정금조 KBO 육성운영부장은 “2013년 국세청 조사로 밝혀진 일로 당시까지 중국과 스리랑카에서 제조과정이 이뤄진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이후 2014 시즌부터 사용되는 공은 모두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공인구 원산지에 대해서 KBO와 10개 구단 모두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공인구 제조의 핵심은 제조 장소가 아닌 품질과 공신력이다. 지난 4월 17일 KBO가 발표한 ‘2015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 에 따르면 공인구를 생산하는 국내 4개 업체 가운데 H사의 공인구 반발계수가 0.4414로 나타나 KBO 기준(0.4134~0.4374)치를 초과했다. 해당 업체는KBO로부터 1000만원의 벌금과 주의 조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H사는 현재 공인구를 공급하고 있는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국산공을 만들고 있던 회사였다.

2014년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를 인수한 H사는 북한개성공단에서 공을 꿰메는 작업을 해서 들여와 국내서 일본 공인구 제작업체인 ‘미즈노’에서 공수한 장비를 통해 검수를 했지만 불량공이 나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현재 나머지 3개 업체 중 S사는 제조공장이 스리랑카에 있고, M사(현 I사)와 B사는 중국에 제조공장이 있다.

공인구 제작의 핵심 공정인 공을 꿰매는 작업은 기계가 할 수 없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10여년전에 비해 오른 인건비 때문에 국내에서 이 작업을 진행하는 공장이 거의 없는 실정. 생산비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제작 업체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실제로 NPB 단일 공인구 업체인 ‘미즈노’는 중국에 생산을 의뢰하는 OEM 방식을 통해 공인구를 제작하고 있다.

핵심은 원산지가 아닌 제품의 품질과 공신력이다. 각 사에서 공급되는 공의 ‘반발계수’와 같은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세한 수치와 품질 등이 엄격하게 관리 될 수 있는지 여부다. 제조사가 나뉘어 있으면 이런 문제들이 계속해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때문에 KBO는 지난해 말부터 제조사 4곳에 2015년 내로 공인구 공급사를 통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 운영부장은 “KBO는 이르면 올해 8월말까지 단일 공인구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사전에 해당 내용에 대해 통보를 했다. 반발계수를 초과한 H사에도 한 번 더 문제가 발생될 경우 자동적으로 공인구에서 퇴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공인구 선정 작업을 더욱 엄격하게 진행하면서 속도 또한 높이겠다는 것이 KBO의 입장이다.

각 구단들은 현재 다른 공인구를 쓰고 있다. 질감과 강도 등의 아주 미세한 차이에 따라 선수들은 경기력에 영향을 받는다. 단일 공인구 도입을 당장 시행할 수 없는 이유. 더해 최소한 1년 단위로 진행되는 계약 문제도 얽혀있다. 이런 문제 등을 감안하면 올해까지는 현 체제로 진행되겠지만, 내년부터는 단일구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현실적으로 제조공정을 외국에서 진행하는 OEM 방식은 불가피하다. 이제 얼마나 ‘정직한’ 그리고 ‘어떤 공’을 쓰는지를 지켜볼 일만 남았다.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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